전문경영체제 2년 안국약품, 성과는 기대 이하
연구개발 비중 5%대 하락…주력사업 성과 부진에 '우려 시선'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8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덕권 안국약품 사장이 지난 1월 2일 서울 대림동 본사에서 열린 2024년 시무식에서 경영목표에 대해 밝히고 있다.(출처=안국약품 홈페이지)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안국약품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선지 2년째를 맞고 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량신약 개발과 수출 확대를 경영 목표로 내세웠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5%대로 내려앉았고 수출액 역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연구개발비를 줄이는 상황에서 주력 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국약품은 지난 2020년 '2030 뉴비전 선포식'을 열고 토털 헬스케어를 통한 사업 다각화, 차별화된 개량신약 발매, 수출 확대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53년간 유지해오던 오너 경영에서 벗어나 2022년 원덕권 사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하는 등 체질개선 작업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국약품은 지난 2019년 대규모 리베이트 혐의로 어진 부회장이 재판에 넘겨진데 이어 불법 임상시험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큰 홍역을 치렀다. 이로 인한 타격으로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안국약품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37억원에서 2022년 69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는듯 했지만 지난해 10억원으로 순이익이 급감했다. 1년 사이에 85.5%가 감소한 셈이다.


수출액도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안국약품의 수출액은 58억원이다. 연도별 수출액을 살펴보면 2019년 66억원에서 2020년 6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21년 55억원으로 하락한 뒤 2022년 64억원을 기록했다. 안국약품은 전문의약품을 주력으로 일본, 베트남 및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해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지역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도 감소하고 있다. 안국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구개발비로 123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5.4% 감소한 수치로 최근 5년 내 최저치다. 안국약품의 지난 3년간 연구개발비를 살펴보면 2021년 179억원에 달했으나 2022년 130억원으로 줄어들었고 2023년 다시 123억원까지 떨어지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10.6%→6.31%→5.24%로 줄었다.


실제 안국약품은 신약 개발에서 성과가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안국약품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바이오 신약 1개와 화학합성 신약 8개 등이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이 진전된 파이프라인은 고혈압 치료제 후보물질(AG-1705)이 전부다. 해당 신약은 2020년 11월 임상3상 승인을 받고 연구 중에 있다. 이 외에 파이프라인은 모두 연구중이거나 전임상 상태인 것으로 확인된다. 


AG-1705는 2017년 시작된 고혈압 3제 복합제 개발 프로젝트다. 레보살탄의 주성분인 에스암로디핀과 발사르탄으로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안국약품은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항암제 개발에도 발을 들였지만 아직 내세울 만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안국약품은 앞서 2022년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와 기술 제휴에 나선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피노바이오와 전략적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연구개발비가 줄어들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감소한 것을 보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연구개발비는 신약 개발에 대한 회사 의지를 보여주는 항목이라 해당 수치가 줄어들고 있다는 건 주력사업 성과 창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안국약품은 신사옥 이전을 앞두고 있다. 이달 말부터 과천 지식산업센터로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안국약품은 이번 신사옥 이전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회사는 신규 항체 발굴과 비임상 유효성 평가 분야에서 벤처기업 등 외부 기관과의 협력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안국약품 측은 연구개발비와 수출액 감소와 관련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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