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HBM 이어 QLC 낸드서 혈투
추론용 AI 서버 늘면서 QLC 낸드 수요 급증, 3분기까지 가격 상승 이끌 것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전자가 업계 최대 용량의 소비자용 4비트(QLC, Quadruple Level Cell) SATA SSD, '870 QVO'를 출시했다고 1일 밝혔다. QLC 낸드플래시는 1개의 셀(Cell) 당 4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합리적인 가격에 고용량 스토리지를 구현할 수 있다. 2020.7.1 (제공=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뛰어들었다면 올해는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낸드플래시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AI시대에 전력 효율성이 AI추론 서버의 핵심 우선 순위가 되면서 최근 북미 서버 고객사들이 빠른 읽기 속도와 적은 전력 소비가 장점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주문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QLC(Quadruple Level Cell) 구조를 채택한 SSD 제품이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을 집적할 수 있어 올해 낸드 시장 수요 증가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올해 QLC 기업용 SSD 출하량이 30엑사바이트(Exabyte)로 전년 대비 4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용 서버 흐름이 학습용 AI에서 추론용AI로 넘어가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중요시 생각하면서 QLC eSSD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낸드는 한 개 셀에 몇 개 정보(비트)를 담는 지에 따라 싱글레벨셀(SLC), 멀티레벨셀(MLC), 트리플레벨셀(TLC), 쿼드레벨셀(QLC) 등으로 종류가 나뉜다. 현재 1개의 셀에 3비트까지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트리플레벨셀(TLC) 제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낸드 제조사들 사이에서 QLC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용량을 집적할 수 있고 이 경우 대용량 SSD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읽고 쓰기 속도가 느려지고, 수명이 짧아져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아직 주력으로는 쓰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컨트롤러 기술력 등을 통해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특히 QLC 기업용 SSD는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비교해 뛰어난 읽기 속도를 제공하고 최대 64TB(테라바이트)까지 확장된 용량을 제공하면서 추론용 AI서버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범용 서버에 사용되는 HDD는 일반적으로 20~24TB의 용량을 제공하는 반면 64TB QLC 기업용 SSD는 전력 소비가 적을 뿐만 아니라 스토리지 용량을 위한 공간도 적어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트랜드포스는 "AI 애플리케이션에서 QLC SSD의 사용이 증가하는 주요 이유는 제품의 빠른 읽기 속도와 총 소유 비용(TCO)의 절감"이라며 "대용량 QLC 기업용 SSD가 주요 AI 고객에게 인기 있는 솔루션이 됐다"고 말했다.


JP모건도 메모리 마켓 보고서를 통해 "AI 서버가 SSD 수요에 약 10%의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HDD 대비 QLC 가격 격차 축소가 단기적으로 수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트랜드포스는 올해 2분기 기업용 SSD 계약 가격이 20~25% 늘어나고, 3분기에도 5~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는 PC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제품의 수요 부진과 웨이퍼 가격 상승 압박 등으로 낸드 가격은 유지될 전망이다.


트랜드포스는 "QLC 주문 증가로 솔리드다임은 하반기 144단 제품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176단에 주력하고 큰 경쟁자가 없는 삼성은 고용량 QLC 제품의 타이트한 공급으로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JP모건도 "1분기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10%대의 낮은 증가율을 예상했지만 실제 25~3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더 강력한 속도로 상승 추세를 유지할 수 있고 연말까지 모든 낸드 생산업체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러한 기업용 QLC의 수요 증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호재다. 현재 기업용 SSD에서 QLC 제품 인증을 받은 업체는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솔리다임과 삼성전자뿐이다. 마이크론은 소비자용 QLC 낸드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서버용 진출은 늦었다. 최근 기업용 QLC 수요가 늘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오랫동안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솔리다임의 경우 그동안 QLC SSD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 기업 실적 반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TLC 9세대 V낸드'에 이어 올 하반기 'QLC 9세대 V낸드'를 양산할 예정이라 양사간의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삼성전자가 Al 서버에서 eSSD 매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주요 수혜업체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높은 eSSD 매출 노출과 QLC 비트 믹스(지난해 4분기 기준 55~60%)로 인해 예상보다 양호한 낸드 ASP 추세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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