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삼호그린, 산은에 넘겨받은 '율촌' 엑시트
보유지분 3분의 1 매도, 32억 회수...'정책금융기관 발굴+민간 육성' 모범 사례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6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자동차 부품사 '율촌'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섰다. 무난하게 원금을 회수하고 차익까지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이 처음 발굴하고 이후 운용사들이 구주를 넘겨받아 회사를 육성,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킨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될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유암코와 삼호그린인베스트는 지난달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율촌 주식 100만주를 약 32억원에 장내 매도했다. 운용사 보유지분 3분의 1이다. 남은 지분은 200만주(9.3%) 정도다. 회사가 올해 9월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엑시트에 나서게 됐다.


율촌 주식(구주)은 400억원 규모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인 '유암코 삼호그린 중소기업성장'에 담겨있다. 이 펀드는 유암코와 삼호그린인베스트가 지난 2017년 3월 공동으로 결성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79곳 비금융 자회사의 보통주 및 전환상환우선주(RCPS) 구주를 통째로 옮겨받았다. 주축출자자(앵커LP)는 유암코로 180억원을 출자했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금융 자회사를 매각했다. 신속한 딜 클로징을 위해 79곳 기업들을 패키지로 묶고 가격을 시장가치로 평가했다. 우량과 비우량 기업이 섞여있어 매각가는 장부가(700억원)보다 저렴한 400억원으로 책정됐다.


산업은행은 율촌에 30억원을 투자했다. 2014년 11월 자금을 집행하고 RCPS 신주 300만주를 취득했다. 보통주 전환비율(1:1)을 반영하면 투자 직후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16.7% 수준이다. 운용사들은 이 지분을 넘겨 받은 뒤 주요 주주로 남아 회사 성장을 적극 지원했다. 율촌은 멕시코 등에 진출해 2014년 293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2017년 377억원, 지난해 758억원 등으로 끌어올렸다.


산업은행은 율촌 구주를 두 운용사에 넘길 당시, 회사 지분 16.7%에 대한 가치를 30억원 보다 높게 평가했다. 지분을 넘기기 직전연도인 2016년 율촌이 18.4%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실적을 거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운용사는 아직 원금을 회수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트를 완료하면 두 운용사는 원금 이상의 수익을 무난히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율촌의 당일 종가인 주당 2735원을 대입하면 회사 지분가치는 약 55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남은 지분에는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율촌은 산업은행이 먼저 발굴해 투자하고 민간 투자사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결국 성공시킨 케이스"라며 "주력 제품이 전기차 등에 탑재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폴란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등 실적증대를 위한 기반이 만들어 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운용사들도 타이밍을 보고 잔여지분 처분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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