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 아시아나항공 매각 하세월…플랜B 실체는?
"제3자 매각 등 플랜B 없어"…연내 기업결함심사 결론 '기대'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5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아항공 인수가 난항에 빠졌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지 못하면서 딜 성사가 장기화 됨에 따라 곳곳에서 매각 무산에 대한 우려도 터져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외 대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EU와 미국의 결합승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측은 EU와 미국의 결합승인 결과가 연내에는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우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은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EU와 미국의 결과에 따라올 가능성이 크다"며 "EU나 미국 중 한 곳이 조건부라도 승인을 할 경우 기업결합심사가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 경쟁당국 '독과점' 지적에 기업결합심사 '제동'


산업은행은 지난 2020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방안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의 3자배정 유상증자 등에 참여해 8000억원을 투입하고, 한진칼이 이 자금으로 대한항공을 통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문제는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에서 불거졌다. 미국과 EU가 독과점을 이유로 기업결합심사 승인에 뜸을 들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2월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 합병 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사의 국제선 26개, 국내선 14개 노선에 대한 경쟁 제한성을 인정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쟁 제한성이 발생하는 노선들에 대해 합병 주체의 영업력 축소가 불가피한 조치를 부과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합병에 대해 조건부로 승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해외 경쟁당국 중 일부도 양사 간 합병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영국의 경우 인천-히드로 노선에 대한 슬롯 반납을 요구했다. 


코로나 이전 이 노선은 대한항공 10슬롯, 아시아나항공 7슬롯, 영국항공(British Airways) 7슬롯을 운항했는데, 팬데믹 이후 영국항공은 해당 노선 단항을 결정했다. 현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10슬롯, 7슬롯으로 운항하는데, 영국 경쟁당국은 이사아나항공이 보유한 7슬롯을 영국 저비용항공사(LCC)인 버진애틀랜틱항공에 반납하는 조건 하에 합병을 승인했다. 


중국 경쟁당국은 인천 및 김포발 베이징·상하이·창사·톈진 노선에 대해 일부 슬롯 반납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현재 승인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곳은 EU와 미국, 일본으로 미국과 EU의 경우 지속적으로 경쟁제한성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며 시정 조치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을 할 경우 앞서 승인한 국가들과 같이 슬롯이나 노선을 일부 반납하는 조건부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들이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하며 플랜B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산은 "기존 매각 방식 변동 없어"


산업은행은 8일 "삼일회계법인이 현재 수행 중인 용역은 아시아나항공이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항공시장 변화에 대비해 자금수지 점검 등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해당 용역은 제3자 매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앞서 한 매체가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입장을 전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해외 경쟁당국과 협의 중인 시정방안은 확정되지 않은 사안으로, 혼란을 가중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혹시라도 매각 과정의 중요한 순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은행은 늦어도 연내에는 EU와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 가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시점을 특정할 순 없는 상황이지만 연내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EU나 미국 중 한 군데라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굉장히 유리하게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을 방문해 심사 경쟁당국과 소통하는 등 경쟁당국 설득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승인이 이뤄지면 슬롯이나 노선을 반납하는 조건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인 디테일이 경쟁당국을 만족시킬 수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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