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펩트론의 약효지속성 플랫폼 기술인 '스마트데포'의 기술이전 계약이 연내 체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당뇨·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장기지속형 제품 개발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가 지난달 글로벌 제약사와 '1개월 이상 지속 당뇨·비만치료제에 대한 텀시트(term sheet)를 수령한 데 이어 예정됐던 기업 실사가 이달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텀시트는 기술 이전 계약 직전 세부 조건을 협의하기 위해 체결하는 약정서다.

25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과 스마트데포 기술 이전 논의를 해오던 글로벌 제약사는 최근 펩트론을 방문해 본격적인 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실사 종료 시기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통상 물질이전계약(MTA), 텀시트(Term Sheet) 수령을 거쳐 기술이전 계약 체결(라이선스 아웃)로 이어지는 만큼 협의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단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스마트데포 기술 이전 협의를 해오던 글로벌 제약사가  펩트론 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며 "현장방문부터 다양한 서류검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선 펩트론과 글로벌 제약사간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치고 있다"며 "실사 이후 실제 계약서 작성까지는 몇 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스마트데포는 반감기가 짧아 자주 주사하는 펩타이드 약물의 반감기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반감기는 약물의 체내 농도 혹은 양이 절반으로 감소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즉 반감기가 길어질수록 우리 몸에 약물이 더 오래 존재하고, 약의 지속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특히 펩트론의 반감기 조절 기술은 초음파 분무건조를 이용해 약물을 저장하고 서서히 방출할 수 있는 작은 구슬방울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약물이 들어있는 생분해성 구슬방울이 혈액에서 서서히 방출되는 것으로 체내 일정한 약물농도를 유지하는 기전이다.

기술이전 협의를 진행 중인 글로벌 제약사는 펩트론의 기술을 해외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GLP-1 계열의 당뇨·비만 치료제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당뇨·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큰 성장을 보이고 있는 GLP-1 계열의 치료제는 1주일 지속형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개월 지속형 제품이 등장할 경우 게임체인저로서 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아가 지난해 12월 양사가 체결한 MTA에 2개월 이상 장기지속형 후보 물질을 추가하는 등 향후 시장의 니즈에 따라 2개월, 3개월 지속형 제품 개발도 추진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또 다른 제약 업계 관계자는 "GLP-1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비만치료제로서 각광을 받으면서 장기 지속형에 대한 니즈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기술적 어려움이나 높아질 가격을 고려하면 당뇨 보단 비만 치료제 시장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당초 당뇨병치료제로 개발된 GLP-1 계열 치료제는 안전하고 효과 좋은 비만치료제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수요 대비 공급 부족 이슈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펩트론 관계자는 실사 진행 사항을 묻자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