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펩트론 경영진이 올 상반기 작년 대비 2배 가까운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해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 경영진이 과도한 보수를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펩트론 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등기임원은 최대주주인 최호일 대표와 장승구 이사(경영지원), 이병인 이사(생산 총괄) 총 3명이다. 세 명의 상반기 보수총액은 7억4706만원으로 1인당 평균 2억4902만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1억2914만원에 비해 92.8% 증가했다. 

이들의 보수는 펩트론 보다 시가총액이 높은 일부 바이오 기업 임원들과 비교했을 때보다도 많다. 12일 종가 기준 시총 3조2719억원을 기록한 알테오젠의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 보다 2.8배 많으며, 시총 1조가 넘는 레고켐바이오(1억5200만원), 오스코텍(1억4000만원)과도  1억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펩트론 시총은 7300억원 수준이다. 

이들의 늘어난 보수가 주목받은 이유는 펩트론의 실적이 최근 내리막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66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8억원으로 12.2% 감소했으며, 올 상반기는 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매출 감소로 인해 손실 또한 커지고 있다. 작년 상반기 마이너스(-) 57억원이던 손실은 올해 마이너스(-) 8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과거 기술이전(License-out) 계약 등으로 매출에 반영되던 것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펩트론은 2021년 3월 중국 치루제약(Qilu Pharmaceutical)과 총 5억4361만 달러(약 666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선급금 300만 달러(약 34억원)을 2021년 받았으며, 잔여 계약금 162만 달러(약 20억원)도 지난해 수령했다. 여기에 작년 대비 올 펩타이드와 전문의약품 매출 감소가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등기임원들의 보수는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직원들의 급여는 작년과 큰 차이가 없는 점도 눈에 띈다. 올 상반기 직원 1인 평균급여액은 2732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692만원)에 비해 1.5% 증가에 그쳤다.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 처우 개선보다 경영진 챙기기가 우선이라는 인상을 주는 대목이다. 

이같은 상황이 가능한 이유는 임원 보수를 결정하는 이사회 구조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펩트론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사회 의장은 최호일 대표가 겸직하고 있다. 사외이사 비중이 낮은 가운데 최 대표와 장승구 이사, 이병인 이사가 스스로의 연봉을 결정하는 셈이다. 

펩트론 관계자는 "작년보다 등기이사 보수가 오른 건 사실"이라면서도 "세부내역을 밝힐 순 없지만 연단위 기준으로 작년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펩트론 등기이사 1인 평균보수액은 3억3433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