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쇼크
키움證서 넉달前 산 CB투자자 '패닉'
②전환권 행사로 차익 실현 불가능…풋 행사도 쉽지 않을 듯
우려가 현실이 됐다. 갖가지 추측과 소문이 끊이질 않던 항암제 펙사벡이 결국 DMC로부터 임상시험 중단 권고를 받았다. 파장 역시 심상치 않아 보인다. 주가가 폭락하고 있어 단기간 내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불가능해 보인다. 임상 프로토콜 변경부터 잦은 임원 교체 및 주식매각 등 임상시험의 부정적 시그널은 이미 곳곳에서 포착돼 예고된 사고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임상중단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신라젠 이슈들을 따라가 봤다. 이미 팍스넷뉴스는 올해 초 임상에 참여한 전문가 취재를 바탕으로 특별 점검 기사를 작성해 시장에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신라젠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소송에 나서는 등 줄곧 강경 대응 입장을 견지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신라젠의 펙사벡 무용성평가 결과가 전환사채(CB) 투자자들에게도 불똥을 튀겼다. 이미 연초 대비 절반 아래로 하락한 신라젠 주가가 임상시험 중단 권고의 여파로 당분간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CB 투자자들로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발동됐을 때 신라젠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신라젠은 지난 3월 21일 1100억원 규모의 30회차 사모 CB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은 발행을 주관한 키움증권이 자기자본으로 떠안았고, 나머지 100억원 어치는 아이온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등이 나눠 매입했다. 


30회차 CB의 전환가액은 7만111원으로 설정됐다. 단, 처음 설정된 전환가액의 70%까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리픽싱(전환가액 재조정)조항도 첨부됐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는 만큼 추가로 신라젠 주식을 교부받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리픽싱은 발행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매달 한 차례씩 단행하기로 했다. 


첫 번째 리픽싱 시기가 도래한 6월 말 무렵 신라젠 주가는 6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30회차 CB의 전환가액은 5만7200원으로 조정됐다. 신라젠 주가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하락, 7월에는 4만9078원으로 리픽싱됐다. 발행 당시 설정한 한도에 4개월 만에 도달하고 만 것이다. 신라젠 CB 투자자들은 더이상 리픽싱으로 투자금 손실을 막기 어려워졌다.


두 번째이자 마지막 리픽싱이 단행된 지 열흘 만인 2일에는 펙사벡 임상시험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 DMC)의 임상시험 중단 권고가 나왔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이를 펙사벡의 간암 임상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이 공시를 통해 임상시험 중단 권고 소식을 알리자마자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신라젠의 2일 주가는 전일 대비 29.97% 하락한 3만1200원을 기록했다. 리픽싱 하한선보다도 40%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신라젠 30회차 CB의 표면금리는 0%로 설정됐는데 이는 이자수익보다는 주식전환 뒤 매매 차익을 염두에 둔 투자상품의 성격이 짙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대로라면 30회차 CB 투자자들이 전환권 행사로 수익을 얻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임상시험 중단 권고는 신라젠 CB 투자자들이 예상할 수 있는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 중 하나였다. 당장 CB 발행 계약에는 무용성 평가가 '부정적'일 경우 3%인 만기 이자율을 6%로 올리기로 했다. 무용성 평가 결과에 따른 금리 가산은 신라젠 측 과실 또는 주가 부진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할 때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신라젠이 30회차 CB를 발행하기 위해 개최한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 대한 지적 사항이 나왔을 때 무용성 평가 결과를 부정적으로 간주하는지는 명시돼 있지 않다. 하지만 더이상의 임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위약벌 성격의 가산금리 적용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용성 평가 결과를 뒤엎을 만한 호재가 없다면 신라젠 주가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11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6%의 이자까지 가산해 반환할 능력이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올 1분기 말 기준 신라젠이 보유한 현금(현금성 자산 포함)은 871억원이며, 연간 5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2021년에 그에 상응하는 재원이 확보돼 있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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