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코퍼 인수금융 뛰어든 메리츠, 속내는
③리스크↓·인수효과↑…김용범 후광속 옛 현대증권 인수금융 성공 '데쟈뷰'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7일 10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강성부펀드로 알려진 KCGI와 손잡고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이번 딜 소싱을 주도한 이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겸 메리츠화재 대표이사(사진)로 알려져 있다. 메리츠그룹이 이번 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2016년 옛 현대증권(현 KB증권) 지분을 담보로 한 현대상선 인수 금융의 성공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KCGI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32.6%) 인수에 대규모 인수금융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인수금융 규모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400억원 안팎의 인수금융 지원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인수 의향서에 제시한 1200억원의 30% 수준이다. 


다만 실제 지원 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KCGI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인수를 위해 신규 조성하는 펀드에 메리츠종금증권이 총액의 50%를 출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주목할 부분은 인수 자금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는 메리츠종금증권이 굳이 인수작업의 주도권을 KCGI에 넘긴 이유다. 당초 통일과나눔재단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매각 추진을 발굴한 곳이 메리츠화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인수금융만을 담당하기로 한 것이 이례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온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이 단독 입찰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KCGI와 손잡은 것이란 진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이 비상장사인만큼 직접 인수에 나설 경우 향후 투자금 회수(엑시트) 부담이 제기될 수 있다. 2대 주주로 올라선 이후 자칫 대림그룹과 불협화음이 불거질 경우 대림그룹 관련 기업금융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점도 인수금융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란 분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KCGI가 대림코퍼레이션 인수 과정에 적용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5배란 점에서 합리적 가격에 대림그룹의 지주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통일과나눔재단이 지난 2016년 10월 당시 2868억원을 투입한 것에 비하면 장부가격 절반수준에서 2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의 꾸준한 배당 성향도 긍정적이다. 실제 통일과나눔재단은 지난 2016년 10월 지분취득 이후 지난해 말까지 총 60억원의 배당 수익을 벌어 들였다. 배당수익률은 2.5% 가량이다. KCGI와 메리츠종금증권이 인수에 총 1200억원을 투입한 경우 각각 연간 15억원씩의 수익을 꾸준히 확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림코퍼레이션의 인수 구조가 지난 2016년 KB증권의 현대증권의 지분 인수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당시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현대증권 주식을 담보물로 잡았고, 차주의 신용문제 등이 발생할 경우 담보물을 시가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인수할 수 있었다. 이번 딜에도 담보물인 대림코퍼레이션 주식은 장부가의 1/4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으로서는 인수금융 참여가 KCGI에 인수전 주도를 맡기는 대신 실리를 챙길 수 있는 리스크 낮은 최상의 선택일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KCGI 주도의 인수작업이 무산되더라도 인수금융 자금을 활용한 저렴한 수준에 대림그룹의 지배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용범 부회장 입장에서도 2016년 4월 현대그룹의 현대증권 매각을 성공시켰던 전적을 감안하면 비슷한 구조로 유사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셈법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주체인 통일과나눔재단은 당초 NH투자증권, 한투증권 등 초대형 IB들에게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인수를 제안했지만, 이들은 이번 딜이 대림그룹측과의 원만한 관계를 깨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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