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신용등급
현대제철, AA 등급 방어 변수는
자체 실적 악화·현대차 등급 강등 악재…차입금 상환 노력 관건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4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현대제철 신용등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내부 실적 악화와 함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 투자기조 전환,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지분 정리를 통한 차입금 감축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단기간내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5년 이후 신용등급 AA(안정적)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경영실적이 대폭 악화되면서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의 올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4792억원(연결기준)에 그쳤다. 전년동기 771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8% 가까이 이익이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올 3분기만 놓고 보면 658억원의 당기순손실까지 기록하며 실적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현대제철은 올해 판재부문에서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연초대비 20% 이상 상승했지만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이 난항을 겪으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높은 그룹 의존도는 오히려 독이 됐다. 최근 1~2년 사이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발(發) 실적 추락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자사 이익 하락을 명분 삼아 2017년 하반기부터 단 한번도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현대제철의 자동차향 철강재 생산량은 연간 500만톤을 웃돌고 있는데 이 가운데 약 90%를 현대기아자동차에 공급하고 있다. 결국 현대기아자동차의 실적 추락은 의존도가 높았던 현대제철에 고스란히 직격탄이 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올해 실적 악화는 원자재 비용은 크게 상승한 반면 상응하는 판가 인상이 이뤄지지 못한 점과 해외 종속법인의 실적 부진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중국의 성장 둔화와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철강 수요산업 둔화로 부진한 영업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모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 하락 여파도 받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11월 말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일제히 떨어뜨렸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중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대다수 계열사의 신용등급에는 현대자동차의 계열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흔들릴 경우 그룹 전반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이미 등급을 하향 조정한 상태다. 현대제철도 현대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불안감은 확대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하지만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제철의 신용등급이 단기간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추진했던 대규모 투자 완료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 속에서 보유 중인 모비스 지분 매각을 통한 차입금 감축 여력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6년부터 고로 건설을 시작으로 현대하이스코 합병, 동부특수강 인수(現 현대종합특수강), 당진 특수강공장 준공 등 최근까지 총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2005년 말 2조2700억원에 불과했던 현대제철의 총차입금은 해마다 증가하며 2015년 13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종료된 이후 현대제철은 보수적 투자기조로 전환하고 차입금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의 올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도 12조원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3분기 말 기준 각각 97.9%, 35.5%를 기록하며 2015년과 비교하면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승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현대제철은 특수강공장을 끝으로 대규모 투자가 완료된 이후 질적 성장을 중시하는 경영방침으로 선회했다. 자본적지출 축소 등으로 잉여현금흐름이 계속 창출되면서 재무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현대제철의 현대모비스 지분 매각 가능성도 있다. 현대제철이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 5.7%(5,504,846주)를 전량 매각할 경우 약 1조원의 현금 유입이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매각 유입자금을 대부분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지분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제철 재무개선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유입되는 1조원 가량의 현금을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시점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내년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하면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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