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핵심은 조원태 OUT" 장기전 불사한 강성부
최소 3년간 공방…지분 확대·이사회 진입카드 지속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그룹의 경영실패에 대해 조원태 회장은 책임져야한다"


강성부 KCGI 대표가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을 대표해 첫 공개석상에 나와 한 발언은 크게 두 가지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조원태 회장을 그룹 일선에서 반드시 물러나게 하겠다는 것과 이사회 진입을 끊이 없이 노리겠다는 점이다. 즉, 경영권 분쟁에 대해 단기가 아닌 장기전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진그룹의 현재 위기 진단과 미래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일선후퇴에 대해 수차례 강한어조로 피력했다. 그는 "한진그룹 경영의 실패를 어느 누구도 책임지고 있지 않다"며 "조원태 회장 등 현 경영진 가운데 1명이라도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원태 회장 등 현 경영진은 (공개석상에) 나와 '까놓고' 얘기해야한다"라며 거친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조원태 회장을 끌어내리겠다는 게 주주연합의 궁극적 목표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조원태 회장의 우군인 델타항공에 대한 반감을 여실히 드러낸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강 대표는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주주로 들어온 것에 대해 조인트벤처를 통한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 환영한다"면서도 "항공 시너지를 기대한다면 대한항공의 지분을 직접 사면되는데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산 것은 여전히 의아하며, 이는 경영권 분쟁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조원태 회장과의 대립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도 드러냈다. 비록 3월말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패하더라도 결코 쉽사리 물러서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강 대표는 "펀드만기가 10년 이상으로 투자호흡(TIME HORIZON)을 길게 가져갈 것"이라며 "더불어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또는 영업개선을 이루는데 최소 3년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 3년이라고 밝힌 데에는 이번 3월말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저지하지 못하더라도 임기(3년)가 재차 만료되는 시점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진칼 이사(2019년 9월말 기준)는 사내이사 2인(조원태·석태수), 사외이사 4인(이석우·주인기·신성환·주순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조원태 회장과 이석우 사외이사의 임기가 다음달 23일로 끝난다.


주주연합을 통한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으로 조원태 회장과의 격차를 줄이며 압박의 강도를 재차 높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지난달 한진칼 지분 공동보유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그간 나홀로 지분확보에 고군분투하던 KCGI는 부담감을 한층 줄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주주연합의 한 축인 반도건설은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 5.02%를 추가 매입했다고 전일 공시했다. 이로써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기존 32.06%에서 37.08%로 확대됐다. 다만, 이미 주주명부가 폐쇄돼 3월말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는 올해 주총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시키지 못하더라도 그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강성부 대표는 "단기적 이슈로 흔들릴 것이었으면 계약으로 묶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서로 계약을 깰 수 없도록 명확히 했다"라며 주주연합의 분열되지 않고 공고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이사회 진입을 계속 시도하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한진칼 정관에는 이사 수에 제한이 없다. 단, 사외이사를 3인 이상으로 하고,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정하고 있다. 이를 노려 앞서 주주연합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등 외부인사들이 주측이 된 8명의 사내외이사 후보 선임의 건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한진칼에 제출했다. 만약 한진칼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여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 경우 표결에 나서게 된다. 주주연합은 이에 그치지 않고 전자투표제 도입과 주총에서 이사 선임시 개별투표방식으로 채택한다는 것을 정관에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이사회 진입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강 대표는 전일 간담회에서 "비록 갑작스레 김치훈 사내이사 후보가 자진사퇴하며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나머지 후보들을 바탕으로 한 이사회 진입은 계속될 것"이라는 말했다. 


주주연합이 분쟁 장기화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면서 조원태 회장 진영도 우호세력 확보 등 추가 대책마련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직전까지 약 5%였던 양측간 지분격차는 현재 약 0.17%로 좁혀졌다. 조원태 회장 진영(조원태·조현민·이명희·델타항공·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카카오·사우회 등 포함한 추정치)의 한진칼 지분율은 약 37.25%로 파악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한진 남매의 난 203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