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이동걸의 '큰 그림' 추진력 얻었다
법원 결정으로 한진칼 유증 예정대로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7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대 항공사 통합 계획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KDB산업은행>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사진)의 국내 항공업 재편 시나리오가 힘을 받게 됐다. 법원이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이승련)는 KCGI 산하 펀드인 그레이스홀딩스 등이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무효화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진칼의 신주 발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한진칼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KCGI를 위시한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산은은 한진칼이 2일 단행하는 5000억원 규모 유증에 예정대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튿날인 3일 한진칼이 대한항공 주식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까지 인수하면, 이 회장과 산은이 계획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한 중요한 단계가 마무리된다.  


한진칼은 산은으로부터 조달하는 8000억원을 향후 2조5000억원 규모로 진행될 대한항공 유증에 참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신주와 3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인수할 예정이다. 해당 일정이 끝나면 산은과 한진칼은 양대 항공사 통합 작업을 개시할 방침이다. 


항공업계와 금융권에선 이동걸 회장의 항공업 재편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6일 이 회장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발표한 뒤로 이해관계자 중 하나인 3자 연합뿐 아니라 정치권 등에선 이 회장의 양대 항공사 통합 계획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정책금융기관이 3자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조원태 현 한진칼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고, KCGI와 정치권 등에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때마다 양대 항공사 통합의 정당성과 필요성 등을 호소하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끈질긴 설득 작업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날 법원이 KCGI의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 회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 


물론 이 회장이 앞으로 해결하고 증명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3자연합과 조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산은이 의결권을 행사할 때마다 원치 않는 잡음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또한, 조 회장과 약속했다는 여러 경영 목표가 달성돼, 양대 항공사에 투입된 수조원대의 정책자금이 원활히 회수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이르다. 이 회장과 조 회장이 누누히 강조한 인력 구조조정이 과연 없을지도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이다. 아울러 여러 국가에서 진행될 양대 항공사의 결합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한 이후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며 "이 방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 통합 항공사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건전·윤리 경영 감시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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