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정기주총 D-30, 1% 표심 잡기 '안간힘'
지난해 대한항공 주총보다 더 치열할 듯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치고 받는 여론전이 끝 없다. 이제부턴 실제 표로 연결될 지분싸움에 접어들 전망이다.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을 둘러싼 '남매의 난'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스토리로 재계를 넘어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가족 및 노동조합의 지지, 그리고 상대편 김치훈 사내이사 후보의 전격 사퇴 등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조 회장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주주 연합'도 지난 20일 대규모 기자회견을 통해 조 회장 측을 강하게 비판, '뒤집기'에 나섰다.


결국 승패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내달 25일 정기주총에서 판가름 난다. 한진칼 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들이 어느 편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양측의 희비가 엇갈린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이젠 기싸움이나 여론전 못지 않은 지분 확보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조 회장 측이 33.45%의 지분을 확보, 32.06%를 보유한 '주주 연합'을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간주된다. 대한항공 사우회가 갖고 있는 3.80%의 한진칼 주식도 조 회장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양 측은 한진칼 주식 추가 매입에 더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반도건설이 최근 1426억원을 투입, 한진칼 주식 5.07%를 더 사들였다. 조 회장 측으로 꼽히는 카카오와 델타항공도 새해 들어 각각 1%씩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물론, 올해 산 주식들은 내달 정기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26일 기점으로 한진칼 주식을 갖고 있어야 내달 정기주총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조 회장이 근소하게 앞설 뿐, 확고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만큼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 등 나머지 20~30% 안팎의 표 확보를 위해 양측이 다양한 제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1%의 지분도 소중한 상황이 됐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총에서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일은 참고할 만하다.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엔 주총 참석 주주 3분의2(66.6%)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조 회장은 64.1%를 얻어 불과 2.5%포인트 차이로 연임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20년 만에 대한항공 경영권에서 물러난 일이라 당시 큰 화제가 됐다. 당시 11.56% 지분을 갖고 있었던 국민연금이 반대표 행사를 예고했고, 여기에 외국인과 개인들이 동조하면서 조 회장이 낙마했다.


조원태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려면 내달 주총에서 출석한 주주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남매의 난'이 높은 관심을 끌면서 주총 참석률이 8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조 회장 측이나 '주주 연합'이나 현재 확보 지분에서 5~10% 안팎을 더 얻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남은 기간 치밀한 표 끌어모으기가 한진 경영권 다툼의 주요 관전포인트다.


승패가 1%, 더 나아가 소수점 득표율 차이로 갈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한진 남매의 난 20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