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출입銀 “두산重, 자구안도 없이 대출 공시” 분통
국책은행들, 두산重 대출 승인 여신위원회 27일 열어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8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희 기자] 두산중공업이 국책은행들의 대출 승인도 받지 않은 채 내부 결정만으로 1조원 대출을 공시한 탓에 국책은행들이 “자구책도 없이 대출을 받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두산중공업 채권은행들은 두산그룹 차원의 자구책을 요구하며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수준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오는 27일 여신위원회를 열고 두산중공업에 대한 대출 5000억원을 승인할지 논의한다. KDB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국책은행들의 대출 승인도 없이, 그룹사와 내부 결정만으로 1조원 대출을 공시했다. 원래대로라면 국책은행들의 여신위원회에서 대출을 승인받은 후 공시하는 게 순서인데, 급전이 시급한 두산중공업이 그대로 공시한 것이다.


국책은행들도 두산그룹 차원의 자구책을 구두라도 듣고 여신위원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산과 두산중공업이 그대로 공시하는 바람에 여신위원회도 서두르게 됐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채권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구책도 없이 대출을 받는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두산과 두산중공업이 조만간 각각 주채권은행에 계열사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책을 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며, 두산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은 산은이다.


국책은행들은 주식과 부동산 담보 외에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계열사 매각 계획 등 자구책에 대한 요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아무리 코로나19 타격이 크다고 해도 여신위원회를 설득할만한 수준의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들도 건전성 문제에 이어 자칫 특혜 등 배임 문제가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여신위원회가 만만치 않다”며 “여신위원회가 자구책 부재를 이유로 부결시키면, 두산중공업으로서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또 국책은행과 ㈜두산·두산중공업 채권은행들은 27일 정부 부처들의 산업경쟁력강화회의 결과에 따라 그룹사 구조조정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이처럼 그룹사 구조조정까지 내다보는 이유는 두산중공업의 부실이 모회사인 ㈜두산과 그 계열사까지 위협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책은행들도 두산그룹이 직접 두산중공업의 자구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채권은행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만의 문제여서, 아직 두산그룹이 우리은행에게 자구책을 낼 정도로 이야기를 내비치지는 않았다”며 “내일 있을 부처간 산업경쟁력강화회의 결과에 따라 그룹 전체 구조조정으로 확대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산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도 산업경쟁력강화회의의 결과를 보고 두산그룹과의 협의를 검토할 계획이다. 두산그룹 전체 구조조정으로 확대되면 두산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협의해 구조조정의 ‘키’를 누가 잡고 갈지 협의도 해야 한다.


은행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룹사 구조조정으로 번지면 ㈜두산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주도해야 하지만, 그룹사 차원의 구조조정은 산은 등 국책은행 몫이 된다”며 “채권단의 협의와 속도있는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를 제대로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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