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국내 신약이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해당 국가가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러시아여서 눈길을 끈다.
일양약품은 "국산 18호 신약 '슈펙트'가 러시아 제약업계 1위 기업 알팜 주관 아래 러시아 정부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일양약품과 알팜은 러시아 당국에 임상시험 계획(IND)을 신청했으며, 지난 27일 러시아 당국의 임상 3상 허가를 취득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이번 러시아 임상 승인은 국내 여러 회사의 '코로나19' 치료 후보군 중 해외 임상 승인 첫 케이스"라며 "안전성이 입증 된 국산 신약으로, 다른 후보 물질에 비해 신속하게 치료제로 상용화 할 수 있다. 국산 신약 최초로 해외에서의 '약물 재창출' 기대감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일양약품과 알팜은 지난 5월21일 코로나19 임상 합의서 서명을 완료했다. 코로나19 임상에 대한 모든 비용을 알팜이 지불하는 대신 일양약품은 '슈펙트'를 제공하는 것이 내용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러시아 및 인접국 벨라루스의 총 11개 기관에서 145명의 중증 혹은 경증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양사는 2주간 투약 뒤 슈펙트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로 했다.
도출된 임상 결과는 러시아 및 벨라루스에 한해 일양약품이 알팜에 권리와 판매 독점권(상용화할 경우 일양약품에서 완제품을 전량 수입 판매)을 허용한다. 대신 일양약품은 두 나라 외 다른 국가에 대해 임상 결과 권리를 행사한다.
러시아는 지난 2~3월만 해도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으나 최근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루 8000명에서 1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확진자 세계 3위(28일 현재 확진자 37만680명, 사망자 3968명)를 기록하고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알팜은 오래 전부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던 회사다. 국내에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우리 입장에서도 슈펙스 임상 시험할 곳이 필요했다. 서로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빠른 활용을 위해 임상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러시아가 임상 승인한 '슈펙트'는 백혈병 치료제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생물안전센터내 BSL-3 시설에서 시험관 내 시험(in vitro) 결과 48시간 내 대조군 대비 70%의 코로나19 감소효과를 드러냈다. 일양약품은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레트라',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독감치료제 '아비간'에 비해 우월한 효능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일양약품은 이번 러시아 임상에 대비한 샘플 제조를 완료, 6월 초순에 러시아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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