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지배력 획득' 노골화 한 3자 주주연합, 조원태 압박 강화
신주인수권증권 120만주 공개매수…지분율 격차 약 7%로 확대 전망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14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연초 한진칼 정기주주총회 참패 뒤 '절치부심'하던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배력 획득' 선언 속 한진칼이 발행한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 공개매수에 돌입하며 조 회장 진영과의 지분율 격차 확대에 재차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23일 한진칼이 발행한 워런트 120만주를 매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가 80만주, 반도개발이 40만주를 매수하는 구조다. 매수가격은 주당 2만5000원이다. 공개매수기간은 이날부터 8월12일까지다. 공개매수사무취급자는 BNK투자증권이다.


매수수수료와 기타비용까지 포함해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은 총 304억7000만원이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약 203억원, 반도개발은 101억원을 부담한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차입금을, 반도개발은 자기자금을 활용한다.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 10만주를 담보로 '파스텍'으로부터 20억원을 차입하고, '길벗에'를 대상으로는 한진칼 주식 30만주를 담보로 90억원, 유화증권을 상대로는 한진칼 주식 20만2021주를 담보로 100억원을 차입한다.


3자 주주연합은 이번 신주인수권증권 공개매수의 목적을 한진칼에 대한 지배력 확대라고 밝혔다. 조원태 회장 진영과의 경영권 분쟁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KCGI 관계자는 "신주인수권증권을 추가 취득해 지분 희석을 방지하고, 한진칼에 대한 지배력을 획득해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정립하려한다"고 말했다. 3자 주주연합은 지난 3월말 개최된 한진칼 정기주회에서 조원태 회장 진영에 참패하며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었다. 꾸준히 한진칼 지분율 확대에 나서는 한편, 주총 결의 취소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상황이다.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지분율을 50% 이상 확보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현재 3자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KCGI 20.39% ▲반도건설 18.35%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등 45.23%(2676만3584주)이다. 조원태 회장 진영 대비 약 4% 많다. 조원태 회장 진영은 ▲조원태 6.52% ▲조현민 6.47% ▲이명희 5.31% ▲재단과 친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4.15% ▲델타항공 14.90%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3.79% 등 약 41.14%(2434만3935주)를 쥐고 있다.


3자 주주연합은 기존 보유주식(2676만3584주)에 더해 신주인수권증권(164만6235주)를 소유한 뒤 8월3일 신주인수권 행사에 나서며 조 회장 진영과의 지분율 격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조 회장 측은 신주인수권증권 인수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양측간 지분율 격차는 약 7%로 늘어나게 된다. 


한진칼은 자회사 대한항공이 진행하는 1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발행한 3000억원의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참여로 지분율이 희석되면서 지분율 격차가 변동된다. 이번 BW는 분리형으로 신주인수권(워런트)과 사채를 나눠 거래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 100% 행사시 기존 발행주식총수(5917만458주)의 약 5.79%인 363만6363주가 발행된다. 이를 반영할 경우 3자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약 42.6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진영은 약 38.76%로 조정된다. 


3자 주주연합의 한 축인 반도건설은 앞서 신주인수권증권 44만6235주(약 0.75%)를 확보했다. 이를 반영한 3자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3.36%다. 이번에 120만주(약 2.03%)를 추가 보유하게 되면 3자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5.39%로 늘어난다. 지분율이 약 38.76%로 희석된 조 회장 진영과의 격차는 약 6.63%로 확대된다.


3자 주주연합은 과반수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한 뒤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전망이다. 3자 주주연합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3자 주주연합은)과반수 지분율을 확보해 임시주총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3자 연합이 임시주총을 소집할 경우 자신들의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하는 시도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원태 회장 진영이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돼 11인 체제로 구축돼 있다. 3자 주주연합은 규모의 확대를 통해 이사회 장악력을 확대한 한진칼 이사회의 틀을 깨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주총에서 3자 주주연합은 자신들이 추천한 사내외이사 후보 7명을 이사회에 진출시키는데 실패했다. 


3자 주주연합은 정기주총 뒤 "기존 오너 중심의 체제를 바꿔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진칼 이사 선임의 건은 주총 보통결의사항이다. 출석의결권수의 과반수와 의결권 있는 주식수의 4분의 1 찬성을 얻으면 된다. 다만 조 회장의 이사 해임이나 정관변경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이는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총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편, 임시주총 개최는 그리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한진칼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결국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인데, 3자 주주연합은 합당한 명분을 내세워야만 임시주총 개최를 이끌 수 있다. 문제는 한진그룹을 둘러싼 환경이 연초와 다른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한진그룹의 주력인 대한항공에 약 1조2000억원의 긴급유동성을 지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진영은 "3자 주주연합과의 소모적인 지분 경쟁을 중단하고, 당면한 위기극복에 전념하겠다"는 입장발표와 함께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자 주주연합이 임시주총을 소집하는 것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임시주총이 내년 정기주총과 시기적으로 큰 격차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3자 주주연합 내부적으로도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3자 주주연합 핵심 관계자는 "정기주총과의 간극이 크지 않아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며 "연말에 임시주총을 열 경우 득과 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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