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국내 대형 게임사와 중소형 게임사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영향으로 게임 이용이 증가하면서 국내 게임산업의 양극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중소형 게임사는 실적 악화에 자금조달 마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김혁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 본부장(사진)은 26일 'K-게임의 해외진출 진흥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2020년 팍스넷뉴스 게임 포럼에서 국내 게임 산업 현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게임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혁수 본부장은 "게임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졌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게임 이용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 유명 시장 조사 업체에 따르면 올해 게임 산업 전망치는 1594억 달러, 한화 192조원에 달한다. 코로나 19 이전에 내놓은 전망치보다 5% 상향 조정된 수치"라고 전했다. 이어 "이처럼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게임 시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레저나 취미 활동을 못하는 이용자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유입되면서 사용량 자체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구글 플레이 다운로드는 38% 증가했고, 게임에 쓴 자금은 103억원에 달했다.

국내 게임 산업은 수출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게임 산업은 61억달러 흑자를 냈다. 전체 산업 흑자 규모 697억달러 중 8.8%를 차지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게임 산업은 9.9%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경제 성장률 3.2%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서비스 산업은 3.3%, 콘텐츠 산업은 5.8%의 성장률을 보였다.

김혁수 본부장은 "지난해 게임 산업 전체 매출액은 15조원으로 전년보다 5.2%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게임 상장사 33곳의 매출은 5조원으로 전년보다 25% 가량 늘었다. 영업이익은 1조원으로 94% 정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게임 산업 특수가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대표 게임사와 몇몇 중견 기업에 국한되는 게 현실이다. 

김혁수 본부장은 "중소형 게임사는 국내 게임 산업의 92%를 차지하고 있지만 매출은 5.9%에 불과하다"며 "빅3 기업의 매출이 전체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도 9개사에 불과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중소게임사는 자금 조달에 있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라며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들은 여건이 되면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기업에 투자하려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개발 회사는 총 450곳이다. 이 중 직원 수 30인 미만의 중소게임사는 355곳으로 전체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투자 유치는 30인 이상 게임사에 몰리면서 자금난이 심해지는 형국이다. 게임사가 유치한 총 투자 규모는 61억8700만원으로, 이 중 82%인 50억7800만원이 30인 이상 게임사에 쏠렸다. 기업 당 1억6927만원을 받았다. 그 중 100인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기업 35곳 중 두 곳이 29억6800만원을 받았다. 한 기업이 약 15억원을 확보한 셈이다. 

반면 30인 미만 규모 게임사는 평균 3360만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중 5인 미만의 사업체 136곳 중 7곳은 한 곳당 138만원을 지원받는데 그쳤다. 

김혁수 본부장은 "국내 중소게임사의 빈곤화가 심화되면서 국내 게임 산업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며 "경기 악화와 글로벌 경쟁력 심화로 인해 중소게임사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