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창출력 甲 빗썸, 본입찰 10월 말 진행
EBITDA 1200억~1500억, 소송 리스크는 진술과 보증으로 커버
출처=quoteinspector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매각 본입찰이 10월 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빗썸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진행된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9월 초 예비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와 소수 전략적 투자자가 빗썸 인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지분은 빗썸홀딩스 지분 100%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코리아의 지분 74.1%(2019년 말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빗썸 매각 측은 잠재적 인수자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주식매매계약 진술 및 보증(R&W) 항목에 소송에 대한 위험을 매각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신청해 가압류된 빗썸홀딩스의 주식 가치가 크진 않아 주식 가압류가 M&A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R&W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미리 책임소재를 정하는 도구로 쓰인다. 통상 R&W에 담기는 내용이 구체적이고 많을수록 매각자는 부담에 노출된다. 대신 인수자는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더욱 적극적인 인수 작업이 가능하다. 이 같은 빗썸 매각 측의 적극적인 의향은 거래 종결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EBITDA 1200억~1500억…매력적인 사업성


빗썸은 올해 1200억원에서 1500억원 사이의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매월 1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빗썸은 2000억원이 넘는 현금(현금성 자산 및 유가증권 포함)도 보유하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의 급등락이 시장이 휩쓴 2018년과 2019년 빗썸의 매출과 수익이 매우 큰 폭으로 움직였지만, 이제 당시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자리를 잡고 있다.


2016년 빗썸코리아의 매출은 43억원에 그쳤다. 2017년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하자 빗썸코리아의 영업수익은 2017년 3334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당시 영업이익은 무려 2651억원이다. 2018년도 전년대비 성장해 3916억원의 영업수익과 25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은 이른바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 닥쳤던 2019년 빗썸코리아의 영업수익은 전년대비 63% 급감한 1446억원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677억을 보이며 선방했다.


가상자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그는 "크립토 윈터 당시에도 수백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 자체가 빗썸의 탁월한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금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019년 광풍의 시기를 거친 뒤 가상자산의 거래규모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한 뒤인 2018년 4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비트코인(BTC)의 일일 거래규모는 50억달러 전후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서 비트코인의 일일 거래규모는 200억달러와 500억달러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출처=빗썸 홈페이지


◆미국, 일본 등에서 미래 산업으로 안착하는 가상자산 거래업


미국과 일본에선 가상자산 거래소가 유명 투자기관의 투자대상이자 대기업의 신사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번 빗썸 인수 경쟁에서 해외 재무적 투자자가 잠재적 인수후보의 한 축을 차지한 것도 이러한 세계적 추세와 연관되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는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Tiger Global Management), MUFG뱅크, 안데르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등 유명 투자기관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은 와이오밍주로부터 은행 설립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국 재무부 산하 은행 규제기관인 통화감독청(OCC)은 미국 내 모든 은행이 가상자산을 취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대형 자본거래시장의 플레이어도 가상자산 거래를 신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 백트(Bakkt)를 운영하고 있고, 시카고상품거래소(MCE)가 비트코인(BTC) 선물 계약 상품을 만들고 있다.


일본에선 SBI그룹, GMO인터넷그룹, 라쿠텐, 그리고 라인 등 대기업이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본가상자산거래소협회(JVCEA)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제하고 있다. 이 협회에는 27개의 거래소가 제1종 회원으로, 6개의 거래소가 제2종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빗썸의 최대주주가 규제 불확실성과 가상자산 투자환경을 장기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업체로 바뀌면 이는 빗썸 회사 자체뿐 아니라 가상자산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분명하지만, 빗썸이 이 우리나라 가상자산 산업을 이끄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인 것도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소송 위험, 규제 불확실성 등은 디스카운트 요인


독보적인 시장 지위와 실적만 보면 빗썸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희소한 M&A 타깃이다. 인수후보를 멈칫하게 하는 요소는 ▲가상자산 규제 ▲소송 위험 ▲산업 자체의 변동성 등이다. 특히 가상자산 투기 열풍으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우리나라 대기업이 빗썸 인수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장기적으로 이 산업에 매진할 수 있는 체력이 잠재적 인수자의 조건으로 거론된다. 더불어 이미 해외에서 가상자산 산업에 투자를 했거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면, 빗썸 인수가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빗썸은 바이낸스, 후오비글로벌, 코인베이스프로, 크라켄에 이어 5위 거래소(9월 23일 기준)에 랭크되어 있다. 코인마켓캡은 트래픽, 유동성, 거래규모 등을 기초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


또 다른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타깃의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만큼 거래 성사 가능성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빗썸의 오너가 매각 의사가 강한 만큼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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