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M&A
유보금 조건, 매각가 변수될까?
존속법인, 미디어 콘텐츠 투자 약속해야 본계약 '무탈'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현대HCN(기존 상장법인)이 물적 분할을 승인받으면서 케이블TV 인수합병(M&A)을 위한 본계약 체결이 본격화됐다. 현대HCN은 늦어도 10월 중에 우선협상대상자인 KT스카이라이프와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인데 정부가 내 건 미디어 콘텐츠 투자 조건이 매각가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에이치씨엔(비상장 신설법인)의 매각가는 5000억원에서 5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가입자당 기업 가치(이하 가입자당 가치)를 40만원 선으로 추산한 결과다. 가입자당 가치는 케이블TV 사업자의 몸 값을 매기는 주요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가입자 수로 나눈 값이다.


그런데 지난 25일 정부가 존속법인인 현대퓨처넷(가칭)에 2024년까지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 658억원을 투자하라는 조건을 붙이면서 매각가에 변수가 생겼다. 앞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미디어 콘텐츠 투자 조건은 없다고 못 박아 온 터여서 시장은 다소 당황한 눈치다.


정부가 케이블TV M&A 승인 과정에서 인수 당사자인 통신사에 콘텐츠 투자 확대를 주문해왔던 만큼, 매각사가 아닌 KT스카이라이프에 투자 의무를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하는 케이블TV 요건 완화 방침과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현대HCN은 사내유보금 3530억원 중 3330억원은 존속법인에 이관하고, 신설법인에 200억원만 남겨두는 내용의 물적 분할 심사를 청구했다. 신설법인의 매각가를 낮춰 케이블TV M&A의 속도를 올리는 한편, 유보금을 신사업 확장에 쓰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대HCN은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와 기업 메시징 사업을 존속법인에 남기고 핵심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는 공공장소와 상업 공간에 LED 등 디스플레이 스크린을 통해 정보‧오락‧광고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디지털 신기술 미디어 서비스다. 기업 메시징 서비스는 기업에서 고객에게 발송하는 예약‧주문 확인‧배송 등의 안내 문자나 광고 문자 등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일각에서 케이블TV 방송으로 번 돈을 다른 곳에 쓰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나아가 과기정통부는 현대퓨처넷이 미디어 콘텐츠 분야 투자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신설법인이 미이행 금액을 납부하도록 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퓨처넷은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 투자 이행을 약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각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HCN과 KT스카이라이프는 매각가 등 주요 사항에 대해 합의를 마친 상황으로, 매각가가 올라가면 계약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현대HCN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현대HCN이 투자 이행 약속을 어길 경우, 계약 위반은 물론이고 정부 재제가 들어올 수 있다. 결국 현대퓨처넷은 미디어 콘텐츠 투자 부담을 떠안고 KT스카이라이프와 협의한 매각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본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발생하는 변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대HCN의 역할인 셈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현대HCN이 KT스카이라이프와 계약을 유지하려면, 현대퓨처넷이 미디어 콘텐츠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만약 콘텐츠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의 조건부 승인이 매각가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HCN측 관계자는 "승인 조건을 성실히 이행할 예정"이라며 "10월 중으로 본계약을 마무리하고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각가를 비롯해 주요 계약 내용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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