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분사, 생명과학본부 R&D 수혜 기대
올해 2000억원 투입 목표…추후 3000억원대까지 증가 예정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직원들이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팍스넷뉴스 김새미 기자] LG화학 분사로 인해 LG화학 내 생명과학본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이 증가하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내달 전지부문을 분사해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에너지솔루션(가칭)'을 신설할 계획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LG화학 내에서 가장 많은 R&D 예산을 차지해 왔던 전지부문이 분사되면서 남는 R&D 비용이 LG생명과학본부에 우선적으로 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지난 2017년 1월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생긴 사업부문이다.


앞서 LG생명과학은 지난 2002년 8월 LG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분사됐다. LG생명과학은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율이 줄어들면서 암흑기를 맞았다. LG생명과학 출신인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 등 핵심연구인력들이 회사를 나와 바이오벤처를 차리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LG화학 내부 사정에 정통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사업에는 R&D 비용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LG생명과학은 2006년부터 R&D 비용이 고갈되면서 2008년부터는 완전히 신약개발의 암흑기로 들어섰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2005년까지 증가했던 LG생명과학의 R&D 비용은 2006년부터 정체기에 들어섰다. 막 분사한 2003년 29.4%였던 LG생명과학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율은 2006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009년부터는 10%대로 꺾였다.


그러다 2017년 LG생명과학이 LG화학에 흡수되면서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율이 늘어나기 시작해 2018년부터는 20%대를 돌파했다. 10년 가까이 600억~700억원대에서 정체됐던 R&D 비용도 2017년 964억원, 2018년 1238억원, 지난해 1635억원으로 1000억원대로 뛰었다.


그럼에도 LG생명과학본부의 R&D 비용은 LG화학 내에서 투입한 전지사업 R&D 비용의 절반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전지사업 부문의 분사로 인한 LG생명과학본부의 R&D 비용 증가는 필연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에서 전지부문은 지난 2017년 R&D 비용으로 2988억원, 2018년 3201억원, 2019년 3876억원을 투입해 왔다. 이는 LG화학 R&D 비용의 33.5%, 30.1%, 34.3%에 해당하는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의 R&D 비용을 차지해 왔다. 반면,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R&D 비용이 LG화학 전체 R&D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8%, 11.7%, 14.4%에 불과하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LG화학 분사로 인해 R&D 예산이 생명과학본부에 집중되면서 수혜를 볼 것"이라며 "석유화학부문과 소재부문은 생명과학본부에 비해 R&D 예산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분야는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LG화학에서도 생명과학본부의 R&D 비용이 더욱 증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인 R&D 비용 집행 계획에 따라 올해부터는 생명과학본부의 예산을 2000억원대로 끌어올려 오는 2025년까지는 2000억원 규모의 R&D 비용을 꾸준히 투입할 계획이다. 향후 신약 파이프라인 증가에 따라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R&D 비용은 3000억원대까지 투입하게 된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R&D 비용은 올해 1분기 363억원, 2분기 471억원, 3분기 47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누적 R&D 비용은 총 1307억원으로 지난해 1635억원의 79.9%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올해 R&D 비용 목표치인 2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올해 4분기에는 약 700여원의 R&D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LG생명과학은 국내 제약사들이 R&D에 5% 미만 수준으로 투자하고 제네릭(복제의약품)에 집중할 때 유일하게 매해 20% 내외로 투자해온 회사"라며 "당시 신약비용이 고갈됐다기보다는 LG생명과학 초·중기까진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목표로 R&D에 집중하다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개발 불확실성이 낮은 베스트인클래스(Best in class) 신약, 백신 쪽에 R&D를 집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LG생명과학은 다시 글로벌 신약개발에 도전하기로 하고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LG화학에 합병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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