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LG화학 물적분할 '반대' 결정
수탁위 "취지 이해하나 모회사 디스카운트 발생 우려"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국민연금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27일 오후 수탁자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를 열고 LG화학 물적분할에 반대하기로 의결했다. 국민연금은 LG화학 지분 10.28%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국민연금은 보유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보유 비중이 1% 이상인 상장사에 대해 의결권 행사 결과를 사전에 공지한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실이 담당한다. 다만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수탁위를 열어 결정한다. 


이번 국민연금의 반대 결정으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분사는 제동이 걸렸다. LG화학은 오는 30일 서울 LG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분할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물적분할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주총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반대에 이어 기관투자가들까지 반대표를 던질 경우 분할 안건의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연금 외에도 LG화학 주식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38.74%에 달한다. 국내 기관투자가 및 개인 주주의 지분율은 10%대이며 최대주주인 ㈜LG의 지분율은 30.09%다.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자문하는 의결권 자문사들 대부분은 이번 분할건에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와 글래스루이스, ISS 등 국내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은 최근 LG화학의 물적분할 안건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26일 이상훈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서 "국민연금은 지분율 기준 10%, 시가총액 기준 4조5000억원 규모의 LG화학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이번 분할안건에 찬성한다면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주사 디스카운트(지주회사 주가를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하는 현상) 리스크에 노출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이번 분할에 대해 취지 및 목적에 공감하지만 지분 가치 희석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본 유치가 이뤄질 경우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LG화학 관계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를 비롯해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찬성한 사안인데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제시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이번 분할은 배터리 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으로 주주총회 전까지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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