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시대? 국내 임상환자 모집도 어렵다
인력부족 등 직접 생활치료센터 운영도 난관

[팍스넷뉴스 민승기 기자] 다른 질환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재창출' 연구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환자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약물재창출 연구를 진행하는 제약사는 임상 종료일을 연기하거나 해외 임상에 더욱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약물재창출 연구가 늘고 있다.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된 약물재창물 방식을 사용하면 치료제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풍제약, 부광약품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약물재창출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약물재창출 임상시험은 환자모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말라리아 치료제) 임상은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았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환자모집이 완료되지 않았다. 해당 임상은 국내 코로나19 경증환자 76명을 모집해 2021년 6월까지 임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환자모집이 쉽지않아 임상 종료일이 연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비슷한 시기에 임상이 시작된 부광약품의 레보비르(B형간염 치료제) 역시 임상기간을 올해 10월 종료에서 내년 1월로 변경했다. 환자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임상 목표치인 60명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임상환자 모집을 하는데 있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은 대부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다. 결국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생활치료센터에 직접 가서 환자를 모집해야 한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시험은 안전성 모니터링부터 과학적 정밀성이 요구되는 유효성 평가 등을 진행해야 한다"며 "생활치료센터에서는 이같은 조건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임상이 진행되려면 임상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의사 뿐만 아니라 연구 간호사, 참여의사가 있는 환자가 모두 갖춰져야 하는데 3박자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부 대학병원은 임상 환자 모집을 위해 직접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인력부족 등의 문제로 추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이 소수인데다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특히 임상시험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력인 간호사들도 생활치료센터 파견을 기피하면서 약물재창출 임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 코로나19 관련 수당 지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간호사들이 생활치료센터 파견을 기피하고 있다"며 "약물재창출 임상이 지연되는 배경에는 이런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심사를 할 때 약물재창출 방식인데도 너무 깐깐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등에서는 공중보건 위기에서 간소하게 하는데, 국내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계획 승인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안내한 '의약품 임상시험심사위원회 긴급심사 지침'을 제정했다. 해당 지침 안에는 감염병 확산 방지와 심사 준비 기간 절감 등을 위해 원격·화상회의 등 비대면 회의로 변경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심의 결과는 접수 후 최대 5일 이내에 통보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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