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고용 없는 성장
모회사 투자금 회수에 올인?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9일 16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이베이코리아가 올해도 1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한 가운데 고용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9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 6곳(이베이, 쿠팡, 인터파크, 위메프, 11번가, 티몬)에 재직 중인 직원(국민연금 가입자 기준)은 총 5만3728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72.2% 급증했다.



이는 쿠팡과 쿠팡풀필먼트가 합산된 쿠팡群(군)이 나홀로 고용 증가를 이끈 영향이다. 쿠팡은 직배송 비중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 데다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업무를 맡는 까닭에 배송직과 상품분류직 수요가 유달리 높은 곳이다. 여기에 거래액도 전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까닭에 본사 개발직 채용도 크게 늘었다.


쿠팡을 제외한 업체 중에서는 11번가 직원 수만 전년 말 대비 6.7% 증가한 1085명으로 집계됐다. 분기별로 적자와 흑자를 넘나들고 있지만 거래량 증가에 따라 고용도 일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기업들의 고용규모는 일제히 축소됐다. 인터파크는 해외여행사업부문 직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며 국민연금 가입 대상자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이에 연금가입자 기준 근로자 수가 지난해 말 1299명에서 925명으로 28.8%나 감소했다. 위메프는 상품기획(MD) 채용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같은 기간 고용이 4.8% 줄었다.



업계 눈길을 끄는 부분은 플랫폼사업자(네이버)를 제외한 이커머스 1위인 이베이코리아도 고용을 확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 11월말 현재 이베이코리아 직원 수는 877명으로 전년 말보다 3.2% 감소했다. 올 봄 850명 안팎까지 줄었던 이 회사의 고용규모는 상반기 공개채용, 8월 개발자 채용으로 일부 반등했지만 예년 수준에 못 미쳤다. 고용규모 자체도 이베이코리아계열 대비 거래규모가 70% 안팎인 11번가(1085명)보다 작다.


실적은 고용규모와 반비례 했다. 미국 새너제이 소재 이베이본사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9억9600만달러(1조886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9개월 만에 2년 연속 매출 1조원 클럽 진입을 확정할 만큼 사업이 잘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비대면 소비 확대 덕을 톡톡히 본 결과였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을 보인 요인으로 모회사인 영국 이베이(이베이KTA)가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KTA는 2000년대 옥션과 지마켓을 인수할 당시 이들 회사 지분을 추가 매수하는가 하면 물류센터 건립 등 활발한 투자활동을 이어갔지만 이후에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베이KTA는 이베이코리아로부터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391억원, 1613억원에 달하는 고액배당을 받아갔다. 지난해에는 이베이코리아에 유상감자를 단행, 6000억원이 넘는 현금도 빼갔다. 그동안 들인 투자비를 본격적으로 회수해간 셈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짠물경영'을 통해 만들어낸 이익을 배당 등의 형식으로 모회사에 지급하고 있는 만큼 고용억제가 불가피하지 않았겠냐는 게 업계 시선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한정된 인원만으로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단 점에서 타사 대비 고용 확대 필요성이 적을 수 있단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위메프나 티몬 등 소셜커머스가 주력이었던 기업들은 과거에 MD를 대규모로 채용했기 때문에 중개역만 하는 오픈마켓 대비 직원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베이코리아는 한 기업이 옥션과 G마켓 등 2곳의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조직인 까닭에 인력효율화 작업이 잘 돼있고 그에 따라 적은 인원으로도 사업을 충분히 영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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