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의 몸값 2700억원을 두고 업계 해석이 분분하다. 대부분 저렴한 가격을 책정했다는 평가 속 일각에서는 여전히 '오버페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 사업부문을 칼라일에 2700억원 수준에 매각하기로 하고 마무리 작업중에 있다. 뚜레쥬르는 1300여개 매장을 보유한 국내 베이커리 2위 브랜드다. 일찍이 매각된 투썸플레이스와 함께 CJ푸드빌의 핵심 브랜드로 불렸다. 현재 뚜레쥬르는 CJ푸드빌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CJ그룹은 당초 매각 가격으로 4000억원 정도를 희망했지만, 절반가량 감축된 금액으로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초 칼라일 측에서 2000억원 수준을 제안했지만, CJ그룹이 이를 거부하면서 2700억원 안팎의 금액으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2700억원 수준에서 칼라일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의 당초 기대와 달리 뚜레쥬르의 몸값이 이처럼 떨어진 이유는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다. 뚜레쥬르가 여전히 경쟁력 있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작년 진행한 본입찰에서 흥행에 실패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향후 사업성 등을 가늠할 수 없다 보니 매물로서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뚜레쥬르의 몸값을 놓고 시장의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선 CJ푸드빌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 CJ그룹이 뚜레쥬르를 헐값에 넘긴다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반대편에선 2700억원도 고평가 된 결과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브랜드 프리미엄 등을 차치하고 해당 매각가격을 토대로 단순계산하면, CJ그룹과 칼라일은 뚜레쥬르 1개 가맹점포의 가치를 5000만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뚜레쥬르 가맹점의 일평균 매출을 고려하면 몸값을 다소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뚜레쥬르의 매각가에 대해 헐값 평가를 하고 있는 쪽에선 영업이익률 10%를 기준으로 잡고 얘기하는데, 현 시장환경에선 칼라일이 강력한 경영효율화 작업을 단행해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시장에 따르면 뚜레쥬르 가맹점의 일평균 매출은 140만~15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치로 어림잡아 1개월 기준 평균매출은 4500만원이며, 연평균 매출은 5억4000만원이다. 영업이익률을 10%로 가정할 경우 점포당 5400만원의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앞서 투자한 돈을 겨우 회수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통상 영업이익률이 5%만 나와도 '초대박'이라는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뚜레쥬르의 몸값이 고가로 책정됐단 얘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뚜레쥬르 가맹점 현황자료를 보면 더욱 극명하다. 지난 2019년 기준 가맹점 1곳의 연평균매출액은 4억6000만원이었다. 해당 매출액을 기록하지 못하는 점포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CJ그룹과 칼라일이 뚜레쥬르의 가치를 더 높게 본 셈이다. 뚜레쥬르가 국내 1위 베이커리 브랜드로 알려진 파리바게뜨와의 점포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는 점도 연장선상에 있다.

앞선 시장 관계자는 "코로나19여파에 업계 불황까지 겹친 상황까지 더하면 사실 뚜레쥬르의 가치가 더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일각에서 CJ가 뚜레쥬르 매각과정에서 모종의 추가 딜을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