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펀딩 추가보상 택한 한투證, 제재심 피할까
손실보상 30% 확대하며 선제적 대응...여전한 피해투자자간 논란 '부담'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14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팝펀딩 사모펀드 투자피해자들에게 펀드 손실액의 30%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24%의 손실액을 보상한 지 7개월 만의 추가 보상을 택한 것이다. 발빠른 보상 결정으로 향후 있을 금융당국의 제재심의위원회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조치다. 다만, 투자 피해자들은 판매사의 책임을 강조하며 계약취소에 따른 전액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보상 합의 과정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투證, 팝펀딩 피해액 30% 지급 결정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구정 전후로 팝펀딩 피해투자자들에게 사모펀드 손실액의 30%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통해 ▲사고의 경위 ▲펀드 회수가능성 ▲투자 상품 위험도 등을 고려한 뒤 추가로 보상비율 30%까지 높였다. 해당 비율은 보상을 위한 일종의 기준치로 투자상품과 투자자의 이력 등을 감안해 최종 손실액이 결정된다. 


앞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에 대해 예고된 선보상 70%과의 차이를 보인 것은 판매 당시 팝펀딩 상품이 고위험 투자 상품으로 분류된 탓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보상액을 먼저 지급하고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결과에 따라 사후정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보상 당시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제외됐던 헤이스팅스자산운용(헤이스팅스 4·5·6·7호, 메자닌 1호) 판매 분도 이번 보상대상에 포함됐다.



문제가 된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는 홈쇼핑이나 오픈마켓에 납품하는 소상공인에게 판매 물건을 담보로 잡고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대출한 후 원리금을 수취하는 동산담보 대출상품이다. 팝펀딩은 온라인을 통해  P2P(개인 간 거래) 대출을 지원한 플랫폼 기업이다. 전체 펀드 설정액은 1668억원이며 이중 1059억원의 환매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팝펀딩 피해자 대책위에 따르면 현재 팝펀딩 피해 개인투자자는 250~280명 정도며 피해금액은 5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검찰은 지난해 팝펀딩 대표와 관계자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사기)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분당PB센터를 중심으로 자비스자산운용(자비스팝펀딩홈쇼핑벤더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헤이스팅스자산운용(헤이스팅스더드림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가 내놓은 해당 상품을 판매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팝펀딩 사모펀드 규모는 지난 6월 기준 396억원이며 그중 96%에 해당하는 379억원을 개인 일반 투자자에 팔았다. 하지만 지난해 만기가 돌아오는 펀드의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면서 환매중단을 통보하고 2020년 7월 20% 안팎의 자체 손실 보상을 결정하고 일부 지급까지 마무리했다. 


추가 보상 안내문에는 관련 피해자들에게 추정손실액과 개별보상비율을 더한 합의금액 산정기준 등이 담겼다. 합의를 진행할 경우 '추가적으로 어떠한 민원 등의 이의제기나 민형사 및 행정 상의 책임을 판매사, 자산운용사 및 관련 임직원에게 묻지 않는다'는 확약사항 등도 포함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팝펀딩 관련 금융 분쟁조정 스케줄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도 피해자분들의 유동성을 지급하려는 논의가 있었다"며 "앞선 30% 비율은 일종의 기준치로 개별 사례에 따라 추가적으로 보상이 지급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재심 선제적 대응 나선 한투證 VS. 안내과정 논란 등 피해자 반응 '싸늘'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금융당국의 별도 제재조치가 없었음에도 자발적인 추가 보상을 결정한 것에 대해 선제적 조치일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추후 있을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를 대응하기 위해 피해투자자들과 사전 합의를 마무리하려는 선택이란 분석이다. 이미 지난해 7월 피해투자자들에게 펀드 손실액을 지급했다는 점에서 굳이 반년만에 추가 보상을 택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점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라임·옵티머스 관련 판매사들의 제재심 결과가 예상보다 높은 수위로 결정되다보니 사모펀드 문제에 연루됐던 다른 판매사들도 하나둘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한국투자증권이 먼저 보상비율을 올린 것도 사후 소비자보호 명분을 획득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추가 보상 규모에 대해 피해투자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피해투자자들은 한국투자증권의 PB센터 직원들이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팝펀딩 사모펀드를 안전자산이라 속여 판매했다며 계약취소에 따른 전액배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팝펀딩 피해투자자는 "피해투자자들에게는 24%나 30%나 별반 다를 게 없다"며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가 증명되고 라임 사례처럼 전액배상이 결정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피해투자자는 "작년에는 직접 PB센터를 찾아가야만 안내문을 보여줬던 것에 비해 올해는 투자자들한테 안내문도 먼저 보내고 일일이 전화도 돌리는 등 합의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다만, 투자 피해자 보상보다는 빠른 해결이 급하게 필요하기 때문에 태도 변화를 보인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추가보상 결정을 고지하는 과정에서도 PB센터와 투자자 간 논란이 일고 있다. 안내문을 받은 한 고령의 팝펀딩 투자자는 PB센터를 찾아가 보상비율이 결정된 경위를 묻고 전액배상을 요구하자, 센터 측은 이번 보상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추후에도 보상금을 받기 어렵다고 답하며 합의를 종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팝펀딩 피해투자자는 "PB센터는 26일까지 보상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추후에도 보상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논조로 말했다"며 "지난해 1월 PB센터 직원이 6개월 만에 수익률 7%를 보장하는 안전한 제품이라고 설명해서 팝펀딩 상품에 1억5000만원을 넣었다가 피해봤는데 이번에도 섣불리 도장을 찍으면 또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팍스넷뉴스는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PB센터 관계자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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