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시장의 '전관특혜'는 오해일까
VC 펀드레이징 경쟁 속 LP 출신 인력 수요 증가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08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벤처투자 시장에서 벤처캐피탈의 실력을 평가하는 잣대는 크게 두 가지다. 펀드 출자금을 모으는 펀드레이징 능력과 유망 투자처 발굴을 포함한 펀드 운용 성과를 들 수 있다. 이 두 요소는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 어느 것이 먼저냐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경중을 굳이 따지고 들면 펀드레이징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운다. 최근 몇 년간 벤처캐피탈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정된 출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격해진 것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벤처펀드 출자는 정부 예산, 정책금융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주도한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한국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이 대표적인 주축(앵커) 출자자(LP)다. 벤처펀드 조성은 앞선 앵커 LP의 자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후 민간 자금을 더해 완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앵커 LP 없이는 벤처펀드 결성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펀드레이징에서 소위 앵커 LP 출신 전관의 힘을 보태고자 했던 운용사들의 과욕이었을까. 공교롭게도 펀드레이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관들이 일선 운용사로 이직하는 일이 많아졌다. 실제로 자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이후 이직하거나 이직한 이후 자펀드 운용사로 선정되는 등 유형은 다양했다. 



전관들의 행선지는 잘나가는 대형 운용사보다는 신생 혹은 펀드레이징이 정체됐던 운용사가 많았다. 벤처투자 실무 경력을 쌓고 싶었던 전관들과 펀드레이징이 시급한 운용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운용사들은 전관들이 출자기관 내부 프로세스와 사정을 잘 아는 만큼 출자사업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합당한 기대를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LP로서 여러 자펀드 투자 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쌓아온 경험도 펀드 운용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을 거다. 


그럼에도 '전관특혜'는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언급된다. 전관이 일하고 있는 운용사가 출자사업에서 불합리한 특혜가 있을 거라는 얘기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나돈다. 앵커 LP 위탁운용사 선정 시기와 전관들의 이직 시기가 불과 몇 개월 정도로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미묘한 부분이 있었던 까닭이다. 


신뢰의 문제를 넘어 시스템 부재가 뼈아픈 부분이다. 정부 예산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 벤처펀드 출자사업 특성을 고려하면 공정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앵커 LP들과 운용사가 불필요한 시장의 오해를 없애기 위한 공동 노력에 나서야 한다. 전관이 이직한 운용사에 대해 일정 기간 출자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조치를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최대한 역차별이 발생하지 않는 수준에서 명확한 기준 마련에 대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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