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형 갤럭시A 시리즈의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유럽·신흥국 등 사실상 해외 시장만을 타깃으로 삼은 상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에 힘을 싣는 이유는 뭘까.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추이를 보면 그 답을 짐작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작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5302만대로, 점유율 18.8%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출하량이 14.6% 감소하면서, 점유율도 0.4%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점유율 하락에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감소분은 고스란히 경쟁사로 옮겨간 상태다. 

미국 애플은 같은 기간 중국 화웨이를 제치고 점유율 14.8%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3.3% 성장한 1억9984만대 수준이다. 코로나19에도 오히려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애플의 상승세는 작년 10월 출시된 '아이폰12'의 흥행 덕분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당초 중저가 시장보단 플래그십 부문에서 두터운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폰12가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만큼, 팬덤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애플이 최근 전체 판매량 대수를 늘리기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의 경우 '아이폰SE 2세대' 후속작인 '아이폰SE플러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 강화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시장 점유율 사수가 절실한 삼성전자로선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에 힘을 실어 전체 출고량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시장의 소비 심리가 바뀐 영향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해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보다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액 가운데 저가형 모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플래그십 모델은 매출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갤럭시A 시리즈는 유럽 외에도 중저가 스마트폰 소비가 높은 인도, 동남아 등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인도 시장은 주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지역이다. 인구수가 14억명에 달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절반도 되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등 신흥시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새 도약을 위한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갤럭시A 시리즈의 경우 기존 갤럭시S 라인업에 적용됐던 기능들이 상당 부분 탑재된 만큼, 점유율 반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