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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왜 ESG 채권 발행에 소극적일까?
조재석 기자
2021.03.30 08:42:49
사모채 위주 발행 계획에 SRI 채권 매력↓...'오너 리스크' 지적도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0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재석 기자] 올해 회사채 시장은 국내 주요그룹들의 ESG 이슈로 뒤덮였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기업들은 앞다투며 SRI(사회적책임) 채권을 발행했다. SRI 채권이 발행시장에 나올 때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고공행진했다. 조 단위의 주문을 받는 일도 잦았다.


"그런데 삼성그룹은 왜 ESG 채권을 많이 안 찍을까요? 다른 그룹은 못 해서 난리인데."


SRI 채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취재원이 물었다. 지난 1분기 주요그룹들은 전사적 차원에서 ESG 전략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SK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총수를 필두로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사활을 걸었다. 두 그룹은 올해 1분기에만 각각 1조원 이상의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친환경 노선을 걷고 있다.


그런데 삼성이 보이질 않는다. 삼성그룹은 회사채 시장의 전통적인 '빅 이슈어'다. 작년에만 1조47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할 만큼 시장 내 영향력도 크다. 하지만 올해 공모채 시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삼성계열사는 700억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삼성증권이 유일하다. 주요그룹들이 ESG 훈풍을 등에 업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조달 금리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상황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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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I 채권을 향한 삼성그룹의 뜸한 관심은 두 가지 이유로 추측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타 그룹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발행수요다. 삼성그룹은 올해 6600억원 수준의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5조4739억원), 현대차그룹(2조5000억원)에 비해 채권을 발행할 요인이 훨씬 적은 셈이다. 


사모채 위주의 발행 계획도 SRI 채권을 향한 관심을 떨어트리는 요소다. 삼성물산(AA+), 삼성SDI(AA) 등 우량등급의 계열사는 하반기 공모채 발행에 나서겠지만, 수년 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삼성중공업(BBB+)과 분식회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사모채 시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두 계열사는 올해 4200억원의 만기를 대응해야 한다.


발행사 입장에서 사모로 발행되는 ESG 채권은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사모채는 별도의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기에 녹색채권 발행으로 조달 금리를 낮추는 '그린 프리미엄'의 이점을 누릴 수 없다. 공시의무도 없다보니 신용평가사를 통한 리포트도 게재되지 않아 홍보효과를 온전히 누리기도 어렵다.


두 번째는 오너리스크다. 국내에선 비록 ESG가 'E(환경)'에 무게중심이 쏠려있지만 'G(거버넌스)'가 늘 함께 언급되는 만큼 오너리스크를 보유한 그룹 입장에선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한진 그룹은 기존의 거버넌스 위원회를 'ESG 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ESG 금융상품은 아직 채권에 한정돼 있지만 시장에선 론(Loan)과 펀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SRI 채권이 아니라면 다른 상품도 많다. 아니, 꼭 금융상품이 아니어도 된다. 결국 ESG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영역에서 노력하는, '진정성'이 골자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 삼성의 ESG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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