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리스업을 영위할 수 있는 시설대여업을 등록했다. 리스업은 자동차나 부동산 등 특정 물건을 취득·대여해 고객에게 일정 기간 대가를 받고 사용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롯데·우리) 모두 영위하는 사업으로 비씨카드가 가장 늦게 리스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리스업을 영위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한 것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한 건 없다"며 "리스업 진출 여부나 세부적인 사업 계획 등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스업은 이미 기존 카드사들로부터 수익성을 검증받은 사업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6개 카드사(롯데카드 제외) 리스 부문 영업수익은 4593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63% 증가했다. 다만 이미 비씨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들이 뛰어든 사업인 만큼 비씨카드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비씨카드는 리스업 외 다른 사업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앞서 올초에는 카드업계 최초로 고객의 증권계좌를 담보로 주식 매입자금을 대출해주는 '스탁론(주식매입자금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탁론의 경우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사업이다. 스탁론은 개인신용대출보다 연체율이 낮아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 상품으로 꼽힌다. 

또 마이데이터 사업도 긍정적이다. 비씨카드는 이미 가입자 수 1000만명에 달하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 '페이북'을 구축하고 있어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씨카드가 이렇게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건 최근 수년 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씨카드는 최근 5년간 실적이 지속 악화돼 왔다. 2016년 순이익 140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 144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마스터카드 보유 지분 처분 이익(408억원)을 제외한 본업 순이익은 감소했다. 2018년 순이익은 709억원까지 줄었고, 2019년 1159억원으로 반등했지만, 해외법인 지분매각 등이 반영된 수치다. 지난해에는 순이익 69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6% 감소했다. 전업 카드사 7곳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비씨카드의 편중된 사업구조 탓이다. 2019년 말 기준 비씨카드 전체 매출 중 매입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87%다. 매입업무는 자체 전산망이 없는 신용카드사들의 프로세싱업무를 대신 수행하면서 카드사들로부터 매입 전표 수익을 얻는 걸 말한다. 이는 카드사들이 자체 전산망을 구축하거나, 오프라인 가맹점 사용이 줄어들면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걸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씨카드는 지금까지 이미 구축된 프로세스와 플랫폼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내왔다"며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기조 등 카드사들이 본업으로만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지면서 비씨카드도 늦은 감이 있지만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석 신임 대표이사도 사업 다변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