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DT 바로미터
디지털 외치지만 제자리 걷는 HTS·MTS
③증권사 전산오류 한달에 2~3번 꼴…"반복된 지적 외면한 결과"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2일 14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업계의 오랜 숙제였던 디지털 전환(DT)이 코로나19로 비대면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대 도래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빅테크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간 융복합 요구에 따른 사업적 확대 차원이다. 증권업계의 디지털 역량 제고 노력은 업무 장소, 조직 문화, 금융 상품 등 전사적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 팍스넷뉴스에서 증권업계 DT의 방향성과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일제히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전산시스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HTS·MTS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에 개인투자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HTS·MTS가 일시적으로 멈추는 전산장애가 더욱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일시적으로 서버를 증설하거나, 시각적 요소를 개선하는 '땜질식' 처방에 그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별 HTS·MTS 장애건수는 총 8건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증권사마다 한 달에 2~3건의 오류가 발생한 셈이다. 국내 초대형 증권사 4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은 이번 1분기에 HTS·MTS 관련 오류로 투자자들에게 18억5245만원을 배상했다. 배상건수만 1만9861건에 달한다.



지난 4월 신한금융투자(이하 신금투)가 상장 주관을 맡았던 이삭엔지니어링 공모주 일반청약 당시 투자자들의 접속이 단기간에 몰리며 입출금이 막히는 장애가 발생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도 3월 공모주 대어로 불렸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이튿날인 19일 일반 투자자들의 거래량이 폭증하며 100분가량 전산 오류를 겪었다.


HTS·MTS의 전산오류는 보통 거래가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접속이 불가능해지는 '먹통현상'을 말한다. HTS·MTS의 먹통현상은 순간적으로 짧은 시간에 접속량이 크게 늘어날 경우 발생한다. NH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 증권사(자기자본순) 6곳의 1~2월 MTS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MAU)는 각각 107~31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NH투자증권


문제는 투자자가 이전에 비해 대폭 늘었음에도 HTS·MTS 서버 증설을 위한 증권사들의 전산운용비는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해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8개의 전산운용비는 2018년 5419억원, 2019년 5368억원, 지난해 5802억원으로 3년 연속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으로 매 분기마다 최대 이익을 갱신하고 있음에도 전산운용비는 사실상 동결한 셈이다.


반복되는 전산오류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일부 증권사들은 자체적인 HTS·MTS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분기 금융투자회사별 민원건수 1위(211건)라는 불명예를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MTS 전용 서버와 네트워크를 2배 가까이 증설하며 수습에 나섰다. KB증권도 약 200억원을 투입해 동시 접속사수를 최대 10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신금투도 최근 자사의 MTS인 '신한알파'의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신한알파는 일단 사용자가 쉽게 MTS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모호했던 메뉴명을 직관적으로 개선하고, 메뉴 이동 경로를 최소하는 작업을 마쳤다. 또한 증권사에서 사용하는 복잡한 업무 용어도 일상에서 쓰이는 단어로 교체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한 사용자경험(UX)·유저인터페이스(UI) 개선에 집중했다.


증권사마다 전산시스템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각에선 단기적 조치에 그치는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올해만 해도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대어급 공모주 청약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최근 SK IET 일반 공모주 청약을 마무리한 이후에도 4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증시에 남은 만큼 다음 공모주 청약 진행 시에도 전산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계에서 전산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부랴부랴 나섰지만 HTS·MTS 장애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반복되던 이슈들이다 보니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당장 대어급 공모주 청약이 예정된 상황에서 급하게 진행되는 서버 증설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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