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업계 공정경쟁은 어디로
4대거래소 외 실명계좌 추가발급 안돼...9월 이후 폐업할 판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08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최근 블록체인 업계 초미의 관심사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사업자 신고 가능성이다. 각 거래소들은 오는 9월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신고 조건인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발급'이 되는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단 네 곳 뿐이다. 현재 운영중인 거래소는 수십 개지만, 9월 이후에는 많은 중소형 거래소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거래소가 4대 거래소보다 기술력이나 보안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중소형 거래소 약 15개가 가상자산 사업자의 주요 요건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인증을 획득했으며, 대형거래소에서 수차례 발생했던 해킹이나 개인정보유출 등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금융위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매뉴얼'에서 사업자 신고 불수리 요건으로 제시한 '대표 및 임원진들이 범죄경력' 등 오너리스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몇몇 거래소는 계좌 발급을 위해 지난 3년간 은행과 금융위의 눈치를 보며 코인 상장을 최소한으로 하는 등 소극적으로 사업을 운영한 편이다. 그러나 사실상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이 3개월 남짓 남은 현재까지도 4대 거래소 외에 추가적인 실명계좌 발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돌면서 은행도 거래소에 관심을 기울이고는 있다. 고팍스의 경우 올 초부터 부산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수차례 보도됐다. 이외에도 지닥, 플라이빗, 코어닥스 등 국내 여러 거래소가 시중은행과 오랜 기간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은행이 계좌 발급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는 이유는 금융위의 기준에 따라 거래소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은행이 져야 할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은행이 계좌 발급을 심사할 때 거래소의 보안과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해 검증하도록 전적으로 맡겼다.  명확한 기준을 만들지 않고 은행의 판단에만 거래소 심사를 맡겼으니 부담이 큰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KB·하나·우리금융지주는 자금세탁이나 해킹 등 금융 사고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실명 계좌 발급 검증 작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4대 거래소가 지금처럼 하루 수십조원이 거래되는 대형 거래소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2017년에 실명계좌를 발급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계좌발급 계약은 꾸준히 갱신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거래소들의 공정경쟁이 가능할까. 이미 중소형 거래소를 이용하던 수많은 코인 투자자들은 이들 거래소가 사업자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4대 거래소로 코인과 원화를 이체하고 있다. 


최근 만난 한 국내 4대 거래소 중 한 곳의 관계자는 "타 거래소들이 사업자 인가를 받을 경우 경쟁자가 되겠지만, 지금까지 문제 없이 사업을 진행한 곳들 마저 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불공정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가상자산 시장을 정부는 손놓고 보고만 있을 때는 아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원천 금지할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은행이 계좌를 발급할 명확한 기준은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중소형 거래소들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문을 닫든, 가능성을 보고 사업을 지속하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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