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쏘아올린 공
고객군 '고액자산가→대중'으로 시선 돌리는 금융사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9일 11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WM부장] 금융인의 도시, 직장인이 가득한 도시인 여의도의 금요일 저녁 풍경이 바뀌었다. 금요일 오후 '불금'을 보내려는 젊은 남녀가 부쩍 늘었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오픈 이후의 변화다. MZ세대(20~30대)를 겨냥해 기존 백화점과 전혀 다른 컨셉을 내세운 더현대서울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성공 매장의 아이콘이 됐다.


최근 MZ세대를 바라보는 여의도 금융사의 시각도 달라졌다. 사실 몇 개월 전만해도 금융사가 MZ세대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후하지 않았다. MZ세대가 미래 잠재고객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까지 한국 금융시장을 주도한 베이비부머와 비교하면 그들은 여전히 가난했다. 금융사들은 MZ세대를 '(미래를 위해)투자해야 할 고객인 건 분명하지만 당장은 돈이 안되는 고객'이라며 고심했다.


그런 금융사들이 몇 개월 사이 급변했다. 가상자산·주식·부동산시장에 영끌까지 감행하는 MZ세대의 공격적인 투자성향에 일제히 고개를 돌려 주시하기 시작했다. 은행은 MZ세대를 공략한 각종 오픈뱅킹 서비스를 선보이고, 증권사는 해외주식투자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카드사는 소비패턴을 분석했고, 운용사는 액티브 ETF를 출시하고, 해외ETF를 적극 추전하며, 직판앱도 출시했다.


사실 MZ세대를 겨냥한 서비스라고 하지만 쉽고, 재미있고, 단순하고 직설적인 금융 상품과 서비스는 전 연령대에 걸쳐 대기하고 있는 초보투자자의 투자욕구와 동일했다.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것이 MZ세대만의 특성인냥 말하지만 사실 모든 연령이 금융위기와 코로나19를 겪으며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태다. 저금리로 자산축적이 쉽지 않다보니 너나할 것 없이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투자자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불안한 재무상황과 짧아진 정년은 '파이어족'을 만들어 냈고, 투자자들은 국내든 해외든 가상의 자산이든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투자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휴대폰이라는 무기(?)가 있기에 행동력도 빨라졌다. 모바일 속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수많은 투자정보를 무료로 손쉽게 얻고, 클릭한번으로 금융상품을 사고 판다. 


달라진 투자자 행태에 금융사 위상도 바뀌고 있다. 기존 금융권이 파레토법칙에 따라 돈이 되는 상위 20%의 고액자산가와 기관을 중심으로 서비스해 왔다면 신생금융사들은 MZ세대를 포함해 일반 대중을 겨냥한 서비스로 공격에 나섰다. 빅테크 계열 금융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영업점이 아닌 고객 접근성을 높인 '앱'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마케팅하는 이들은 빠르게 금융시장을 점유해 가고 있다.


글로벌도 마찬가지다. 곧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로빈후드' 역시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난 케이스다. 로빈후드는 일반 고객이 손쉽게 주식투자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고객지향적 UI(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거래수수료를 면제했다. 또 소액으로 주식투자를 할 수 있게 소수점단위 주식매매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매매 방식에 게임요소를 넣고, 1주 선물하기 등의 이벤트를 벌였다.


진보하는 금융서비스 바닥에는 IT 기술이 깔려있겠지만 고객을 끌어당기는 것은 결국 금융 상품이며 서비스다. 대중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낙오하는 시대가 왔다. 문제는 고객 니즈 파악이 쉽지 않다는 것. 그들조차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거침없이 알리고 행동하는 MZ세대는 금융권의 매력적인 분석 대상이다. 


MZ세대로 촉발된 금융사의 대중지향적 서비스는 이제 시작이다. 금융사는 숨겨진 고객의 니즈를 끌어내느라 경쟁사의 공격을 받아내느라 여러모로 힘들겠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 기발한 금융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분명 고객에게는 흥미진진한 일이 될 것이다. 


(사진=로빈후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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