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특사론
경쟁사 달리는데…전장사업도 주춤
④ 하만 인수 5년, 가시적 성과는 아직…투자·영역 확대 나선 LG와 격차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4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총수 공백 속에 삼성의 전장사업도 주춤하고 있다. 두둑한 실탄이 마련됐음에도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지 않으면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았던 전장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진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전장사업은 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부문 중 하나다. 삼성은 지난 2018년 4대 신사업으로 인공지능(AI), 5세대 통신(5G), 바이오와 함께 전장을 선정했다. 전장이란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치 부품을 뜻한다. 


전장사업은 세계적으로 성장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분야다. 자동차기업은 물론 정보통신(IT)기업 전반이 달려들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최근 5년간 2390억달러(한화 약 275조원)에서 3033억달러(한화 약 349조원)로 급성장했다.


삼성은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3000억원)에 인수하며 전장사업의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통해 단숨에 세계 자동차 전장 업체 순위 8위에 등극했다. 



추가 인수·합병(M&A)도 추진하며 경쟁력도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하만 인수 이수 뚜렷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는 연거푸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3년 안에 의미 있는 M&A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시기와 분야는 특정하지 않고 있다.



하만 인수 이후 아직 가시적 성과도 달성하지 못했다. 기대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지난해에는 대외환경의 악재 속에 확대하던 외형은 뒷걸음 쳤고, 내실은 3년 전 수준으로 위축됐다. 


올해 실적은 2019년 수준을 회복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하만 부문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42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포함한 상반기 매출은 4조7873억원, 영업이익은 2231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연간 실적을 단순 계산하면 2019년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 사이 경쟁사들은 투자는 물론 세부적 사업 범위 등에서 삼성과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 내수는 물론 국외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LG전자만 놓고 봐도 이러한 현상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LG전자는 전장사업(VS)본부가 지난 2018년 12억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제조업체 ZKW 인수한 이후 매년 평균 5500억원의 CAPEX(자본적 지출)를 지출하고 있다. CAPEX는 기업이 미래의 이윤 창출을 위해 지출한 비용을 말한다.


ZKW를 인수하면서 전장 사업 매출 확대와 유럽 고객군 확보에 나선 LG는 올해 합작사도 추가 설립했다. 이달 출범한 LG전자와 세계 3위 전장부품 업체 마그나(Magna)와의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마그나)가 그것이다. 


LG마그나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모터와 인터버 등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한다. LG마그나의 매출은 올해 5000억원을 달성한 이후 향후 5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 40%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LG는 큰 틀에서 전장사업 내 파워트레인-헤드램프-인포테인먼트시스템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LG는 LG전자 외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여러 계열사가 전장사업에 진출해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LG가 완성차 조립만 빼고 나머지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역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중심으로의 자동차 생태계가 변화하는 가운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는 전기차 중심으로 급속히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전기차 등 관련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다.


디지털 콕핏 2021.(사진=삼성전자)


이에 비해 삼성은 상대적으로 폭이 좁은 편이다. 삼성 역시 계열사를 통해 영역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최근 행보는 하만을 중심으로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에만 전념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삼성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하만과 함께 개발한 디지털 콕핏 시스템을 공개하며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디지털 콕핏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통해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디지털 전장부품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드머켓스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콕핏 시장 규모는 연평균 8.6% 성장률을 보여 내년에는 515억달러(한화 약 61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하만의 디지털 콕핏 시장점유율은 2019년 24.8%에서 2020년 27.5%로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 25.0%로 하락했다.  


텔레매틱스 컨트롤 유닛(TCU)의 입지 확대도 꾀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의 합성어로 차량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차량 정보 통신 장치를 뜻한다. 차량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핵심 기술인 셈이다. 


삼성은 앞서 CES에서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적용한 TCU 기술도 한 단계 개선했다. 주변 차량과 보행자 등과의 빠른 통신을 위해 지연율이 낮고 대용량 정보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5G 초고주파(mmWave)를 업계 최초로 차량에 적용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CU 시장은 연평균 14.4%씩 성장해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7조4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현재 전 세계 TCU 분야는 LG전자가 독일 컨티넨탈과 함께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 분야의 선도기업인 것이다. LG전자는 25%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10% 중반대의 하만과는 격차가 크다. 


LG전자는 일본(토요타·혼다), 독일(BMW), 국내(현대차·기아) 자동차 업체와 텔레매틱스 수주 계약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LG전자는 앞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말 전장사업본부 수주잔고(60조원 예상)의 절반은 텔레매틱스 등 인포테인먼트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은 전장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와 영역 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 


변화의 시작은 알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사업부 팀장으로 이승욱 사업지원TF부사장을 선임하며 5년 만에 사업 재편에 나섰다. 하만 또한 보쉬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크리스찬 소봇카를 부문장으로 신규 임명하면서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깊은 경영진을 포진하기 시작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사업재편은 향후 전장부문의 사업성과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 정성적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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