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여까지...사조 주진우의 3%룰 파훼법
3% 이상 물량, 계열사·제 3자에 넘겨...소액주주간 분쟁 '승부수'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0일 13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소액주주와의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본인이 소유한 계열사 지분을 제 3자에게 대여, 의결권을 쪼개는 방식으로 '3%룰'을 파훼한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주 회장은 이날 문 모씨와 박 모씨에게 본인이 보유 중인 사조산업 주식 15만주(3%)씩을 대여했다.


재계는 주 회장이 내달 14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상정할 안건을 막기 위해 주식을 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조산업 주주총회에서는 ▲정관변경 ▲주진우 회장 이사 해임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3명 해임 ▲소액주주 측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 신규선임 안건을 다룬다. 이들 안건 가운데 감사위원 선임 및 해임 건은 3%룰에 해당한다.



3%룰이란 대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한 것으로 상장회사의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오너일가 등 지배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한 것을 말한다. 사외이사인 감사 선임 안건의 경우 3%룰이 다소 완화돼 주주 개별로 3%씩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3%룰 덕에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주총서 이들이 상정한 감사위원 선임 및 해임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사조산업의 경우 주진우 회장 등 특수관계자들은 회사 주식 56.4%를 보유 중이지만 의결권 대여 전까지 3%룰에 의거해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17% 가량에 불과했다. 반대로 소액주주연대측 지분은 15% 가량이어서 표대결의 승자를 점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사조그룹은 최근 계열사 사조오양과 사조렌더택 등에게 사조산업 지분 3%씩을 취득케 하는 한편 자사주를 처분하는 등 지분 쪼개기에 집중해 왔다. 이날엔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진우 회장이 보유 주식을 대여해 사측 의결권을 추가로 확보했다. 사조산업은 오너일가와 그룹사까지 동원된 일련의 행보를 통해 소액주주와의 표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의결권 대여는 주 회장이 대놓고 차명계좌까지 굴리겠단 의도 외에는 해석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사조그룹이 3%룰에 기민하게 반응한 것은 소액주주연대측이 낸 주총 안건의 골자가 오너일가를 견제·감시하는 것이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송종국 연대 대표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선임코자 하고 있다. 송 대표는 그간 오너리스크가 사조산업 주가를 발목잡고 있다며 사측과 날을 세운 인물이다.


소액주주연대는 또한 주씨 일가 측으로 채워진 기존 감사위원 해임안도 주총 안건에 올렸다. 이들 감사위원이 앞서 사조산업이 진행한 골프장법인 캐슬렉스서울과 캐슬렉스제주 간 합병을 찬성해 사조산업의 기업가치를 훼손할 뻔 했다는 점에서다.


사조산업은 연초 자회사인 캐슬렉스서울과 주진우 그룹 회장의 아들인 주지홍 사조산업 상무의 개인회사 캐슬렉스제주를 합병하려했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사조산업이 주지홍 상무의 부를 늘려주기 위해 회사가 손해를 보는 인수합병을 시도했다고 반발했다. 캐슬렉스서울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캐슬렉스제주를 합병한 덕에 주 상무가 우량회사인 캐슬렉스서울 지분 20% 가량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조산업은 이후 이들 회사의 합병을 철회했지만 소액주주연대는 이를 이끈 책임자 다수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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