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사진)이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와의 표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대여한 주식을 전량 회수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진우 회장이 보유 중인 사조산업 주식 수는 기존 41만2046주(8.24%)에서 71만2046주(14.24%)로 6%포인트 확대됐다. 지난달 10일 주 회장이 사조그룹과는 제 3자 관계인 문범태, 박창우 씨에게 보유 주식 15만주(3%)씩을 대여했다 반환받은 것이다.
이번 단기 주식대여는 주 회장이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와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14일에 열리는 사조산업 임시주총에서 ▲주 회장 및 사외이사 전원 사임 ▲주주연대 측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내놨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 선출에는 대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 총합이 3%로 제한되는 '통합 3%룰'이 적용된다.
이어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선임은 주주당 의결권이 3%씩 인정되는 '개별 3%룰'에 따라 안건이 처리되는 데 주 회장이 이를 막기 위해 주식 쪼개기에 나선 것이다. 주 회장이 주식을 대여하기 전 오너일가 등 사조산업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한 지분은 56%에 달하지만 개별 3%룰에 따른 의결권은 10% 중반에 그쳤다. 당시 소액주주연대가 모은 의결권은 15% 가량이었던 터라 주 회장 측이 낙관하기엔 어려운 상황이었다.
주 회장의 주식대여는 사조그룹이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와의 분쟁에서 승기를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지난달 12일) 이전에 보유 주식을 제 3자에게 3%씩 대여함으로써 3%룰에 해당하는 오너 측 지분을 20% 이상으로 확대했다.
사조그룹과 소액주주들간 분쟁은 상장사가 오너일가에 유리한 행위를 지속한 게 발단이 됐다. 소액주주들은 사조그룹이 연초 우량회사인 사조산업 자회사 캐슬렉스서울과 자본잠식에 빠진 오너일가 주지홍 상무의 개인 회사인 캐슬렉스제주의 합병시도 때부터 반기를 들었다. 사조산업은 이내 합병 계획을 철회했지만 소액주주들은 사조그룹의 오너리스크가 적잖은 데다 그간 주가 또한 저평가 돼 있단 이유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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