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 외면하는 '밥그릇 싸움'
IPTV, 콘텐츠 사업자·TV홈쇼핑과 매년 갈등 심화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08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엄주연 기자] 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은 소비자, 즉 고객에게 있다. 시장은 생산자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하는 구조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보는 능동적인 형태로 변화했고, 소비자가 트렌드를 이끄는 주축이 됐다. 이에 생산자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분야로 선택지를 넓혀가고 있으며, 이제는 냉정한 소비자의 평가를 늘 기다리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료방송 업계는 '밥그릇 싸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서로를 일명 '갑'으로 칭하면서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갈등의 중심에 선 당사자는 인터넷TV(IPTV) 업체들이다. 이들은 콘텐츠 사업자와는 콘텐츠 이용 대가를 두고, TV홈쇼핑 사업자와는 송출수수료 문제를 놓고 양쪽에서 매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콘텐츠 사업자로 대표되는 CJ ENM이 수익에 대한 정당한 배분을 요구하고 있고, IPTV업계는 콘텐츠값 인상률이 과도하다며 맞서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TV홈쇼핑 업체들이 IPTV의 송출 수수료 인상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입장이 이처럼 평행선을 이어가자 한 정부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 입장이 워낙 다양해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안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이러한 갈등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협상에 실패하면 송출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CJ ENM은 자사 채널 송출을 중단하는 '블랙아웃'을 플랫폼 사업자에게 통보한 바 있다. 송출 수수료 갈등도 마찬가지다. IPTV가 홈쇼핑 업계에 물리는 수수료 인상이 과도하면 제조·유통·판매 사업자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상이 상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기업들 역시 외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사실 이들의 싸움은 시장 환경 변화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하면서 불이 붙었다. 그간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는 큰 갈등 없이 사업을 지속했지만, 거대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가입자를 흡수하면서 시장의 변화를 몰고 왔다. TV홈쇼핑 업계도 티커머스 성장세로 위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6월 말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사업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종합유성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 홈쇼핑, 지상파DMB, CP(콘텐츠 공급사업자) 등 사업자들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IPTV는 유일하게 전년 대비 매출이 1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가입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넷플릭스의 아성을 뛰어넘기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이같은 갈등이 반복될 때마다 업계 내부에선 "지겹다"는 반응이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도, IT업계에서도 콘텐츠 이용 대가와 송출 수수료 문제가 나올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불필요한 소모전은 기업 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지치게 한다. 지금이라도 소비자 눈밖에 나지 않으려면 밥그릇 싸움을 중단하고 냉정한 소비자를 만족시킬 밥상을 차릴 때라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