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과 뱅크의 결합을 주목하는 이유
신한은행, 음식중계 플랫폼 개발…금융업 무기 삼아 음식점·라이더 공략 '시선집중'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08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기 차장] 배달의 시대다. 어릴 적 '중국집'에서 간간히 시켜먹던, '철가방'으로 표현되던 배달음식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배달음식은 이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하나의 산업으로 가속도를 내고 있고, 특히 코로나19와 맞물려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을 맞았다. 국내 연간 배달음식 시장이 무려 25조원에 이르는 세상이 됐다.


이 산업의 위력은 실생활에서 25조원이란 수치 이상으로 피부에 와 닿는다.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과 음식을 만드는 사람, 거기에 음식을 나르는 사람까지 어우러져 커다란 경제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가 2~3층 작은 점포를 빌려 배달음식만 만들어내는 곳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특징이다. 또 배달을 하는 사람, '라이더'의 세계도 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라이더'로 생업을 꾸리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부업처럼 하면서 용돈 혹은 과외수입을 챙기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배달음식 중계 플랫폼(앱)을 만드는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다. 외국계 기업(배달의 민족)은 물론이고, 쿠팡과 같은 거대 이커머스 기업(쿠팡이츠), 국내 대기업 계열사인 GS리테일(요기요) 등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거나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경기도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음식배달 앱을 만드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배달음식 산업 얘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들어 은행도 이 시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한은행이 핀테크 기업 핑거와 손을 잡고 배달음식 앱을 만들기로 했다. 신한은행 측은 "당초 계획보다 지체될 수 있으나 배달음식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것은 맞다.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은행들도 신한은행의 움직임에 관심이 많다.



사실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에 지자체까지 끼어들면서 배달음식 플랫폼 시장도 레드오션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후발주자로 뛰어들 경우 얼마나 선전할지 미지수다.


다만 은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배달음식 플랫폼 기업들과는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실제 신한은행도 금융업을 무기 삼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안 그래도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로 요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치명타를 입은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가맹점이 된 점포의 자영업자들에게 대출 같은 금융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은행만이 할 수 있는 이점이다. 아울러 자금 면에서 여유가 있는 만큼 배달수수료를 합리적으로 내려 시장에 빠르게 파고들 수도 있다. 신한은행이라면 '라이더'들에게도 다양한 당근책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앱을 이용해 음식을 시켜먹는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도 제외할 수 없다.


물론 신한은행의 이런 구상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수도 있다. 기존 업체들의 경쟁력이 워낙 세고, 국내 은행이 이종산업을 통해 이런 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대중이 볼 때 보수적으로 여겨지는 은행의 문화, 배달음식 플랫폼이라는 혁신 산업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래서 신한은행의 음식배달 플랫폼 개발 과정 및 결과가 시선을 모을 전망이다. 은행이 지금처럼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이종산업에 뛰어들어 거꾸로 그들의 파이를 빼앗겠다는 역습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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