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상반기 증권사들의 전산장애 관련 민원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요 증권사들이 전년보다 전산관리비를 늘렸음에도 민원이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주식시장 거래규모가 확대되면서 거래량이 집중돼 민원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선물사 58사 중 28사에서 발생한 민원·분쟁건수(3449건)는 전년 동기(1970건) 대비 75.1% 급증했다. 특히 전산장애 분쟁건수는 2025건으로 전년 동기(526건) 대비 285% 증가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로 범위를 좁혀도 민원 건수는 크게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KB·NH·대신·메리츠·미래·삼성·신한·키움·하나·한국투자증권 등 10개 증권사의 전산장애 관련 총 민원은 396건으로 전년 동기(230건) 대비 72.17% 증가했다.

민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22건, 84건 등 총 206건의 민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12건) 대비 크게 늘어났다. 신한금융투자는 90건으로 전년 동기 7건보다 급증했다.

이들 증권사는 상반기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많은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위탁매매 수수료로 4525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동기(3331억원) 대비 35.85% 증가했다. 위탁매매 비중이 가장 큰 키움증권도 상반기 리테일 수수료 수익 4825억원으로 전년 동기(2999억원)보다 60.85% 늘었다. NH투자증권(66.33%), 대신증권(39.46%), KB증권(110.11%), 삼성증권(55.82%) 등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늘어난 위탁매매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업공개(IPO) 시장 호황과 공모주 투자 열풍이 불면서 IB 관련 수익도 늘었다. 상반기 가장 많은 주관 실적을 쌓은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금융 수수료 169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1483억원)보다 14.57% 증가한 수익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IPO 강자로 꼽히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34.78%, 57.7% 증가한 영업수익을 냈다.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주식시장에 새로 진입한 투자자들이 늘어난데다, 공모주 투자가 인기를 끌며 사용량이 증가해 전산장애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전산관리 부문에 자금을 쏟아도 절대적인 사용량이 늘어나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전산관리비는 전년 대비 오히려 늘어났다. 10개 증권사의 상반기 전산관리비는 1872억원으로 전년 동기(1599억원)보다 17.08% 늘었다. 동학개미 열풍이 불기 전인 2019년(1445억원)과 비교하면 29.53% 증가한 수치다.

가장 많은 전산관리비를 지출하고 있는 증권사는 삼성증권(400억원)이며 키움증권(368억원), 미래에셋증권(315억원) 등의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는 등 절대적인 HTS·MTS 사용량이 늘어나 전산장애 관련 민원 역시 늘어나게 된 것"이라며 "이에 전산관리비를 늘리며 서버를 증축해도 예상했던 수준을 뛰어 넘는 사용자가 몰려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