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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씁쓸한 셧다운제 폐지
최지웅 기자
2021.08.30 08:14:18
①'마인크래프트' 결정타, 철옹성 여가부 뚫고 게임업계 숙원 풀어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7일 12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제공=한국게임산업협회)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게임 셧다운제'가 10년 만에 폐지된다. 관련 업계는 '게임은 사회악'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키웠던 규제 철폐에 대해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다른 한편에는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라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년간 게임 셧다운제를 둘러싼 숱한 논쟁에도 요지부동이었던 정부가 초통령 게임으로 불리는 '마인크래프트' 청불 사태로 여론이 악화되자 돌연 태도를 바꿨다. 한 목소리로 게임 규제 반대를 외쳤던 업계는 일단 반가움을 표했다. 하지만 해외 주요 게임의 콘텐츠 파급력으로 인해 국내 주요 정책이 바뀌었다는 측면에서는 내심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 실효성 없어진 셧다운제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는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주재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시간에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게임 이용 시간을 직접 설정할 수 있는 '시간 선택제(선택적 셧다운제)'로 일원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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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적절한 수면 시간 확보와 게임 과몰입을 막기 위해 2011년 11월 도입됐다. 도입 당시부터 개인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비판과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찬반 공방이 반복됐다. 특히 게임 환경이 PC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바뀌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졌다. 셧다운제는 PC 온라인 게임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정부도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미디어 환경 변화에 뒤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비율은 셧다운제 도입 당시인 2011년 6.5%에서 2012년 2.0%로 떨어졌다. 이후 2020년까지 1.9~2.9%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규제 정책만으론 게임 과몰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게임 이용 주 매체가 모바일로 전환되면서 게임 환경도 크게 변화했다. 지난해 청소년의 게임이용(중복응답)은 ▲모바일 게임 90.1% ▲PC 온라인 게임 64.3% ▲콘솔게임 11.3% ▲아케이드 게임 4.4% 순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인터넷 서비스 이용도 ▲대화하기(100%) ▲사진, 동영상(82.8%) ▲음성 및 영상통화(68.6%) ▲게임(59.2%) 등으로 바뀌었다. 이를 근거로 게임만을 규제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셧다운제 폐지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여가부도 "청소년 보호 정책은 매체 이용 환경 변화에 대응해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 '마인크래프트'가 결정타


정부가 게임 셧다운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해 수년간 게임산업을 억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표심 잡기 일환으로 게임 셧다운제 폐지에 적극 나섰다고 평가했다. 셧다운제를 경험한 게임 세대가 어느덧 핵심 유권자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던 게임 세대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면서 정치권의 표심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면서 "이들 세대는 게임이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인식을 가졌던 기존 부모들과 달리 자녀와 함께 게임을 즐길 정도로 게임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셧다운제 폐지에 결정타를 날린 '마인크래프트'의 미성년자 이용 불가 사태는 달라진 세대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 7월 초 마인크래프트 서비스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에서 PC게임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구매·이용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고 공지하면서 셧다운제 폐지 여론에 불을 붙였다. 전 세계 1억2600만명이 이용하는 샌드박스형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국내에서만 셧다운제로 인해 성인용 게임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7월 초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안 정책을 변경하면서 12세 이용 등급을 받은 '마인크래프트 자바에디션'을 만 19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고 공지한 바 있다. (사진제공=MS)

교육용 게임으로도 유명한 마인크래프트의 청불 사태에 청소년은 물론 부모들까지 가세해 셧다운제 폐지 여론에 힘을 실어줬다. '셧다운제를 폐지해 마인크래프트의 성인 게임화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는 약 12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비난 여론은 주무 부처인 여가부로 옮겨져 부처 폐지 논란으로 확산됐다. 


거센 비난에 셧다운제 폐지 관련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으며, 여가부도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셧다운제가 청소년들의 과도한 게임 이용을 막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주장했던 여가부로부터 백기 투항을 이끌어낸 셈이다. 여가부가 마음을 돌리자 셧다운제 폐지도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 외산 게임 영향력에 무릎 꿇은 여가부? 


게임업계는 숱한 논란을 낳은 게임 셧다운제 폐지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국내 대표 '갈라파고스' 규제인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관련 법안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임 셧다운제 폐지는 지난 10년간 게임업계가 한 목소리로 게임산업을 옥죄는 규제와 맞서 일궈낸 성과로 평가된다. 마인크래프트가 결정타를 날렸다고 말하지만 업계 안팎으로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여러 노력이 선행됐기에 지금과 같은 결과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국내의 잘못된 규제가 결국 외산 게임의 콘텐츠 파급력으로 인해 고쳐지는 현실에 대해 웃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여년간 강제적 셧다운 정책에 대해 수많은 문제를 제기해왔고 관련 정책이 아무런 효과가 없었음을 강조해왔지만 관계 부처는 요지부동이었다"며 "내부의 이야기는 귓전으로 듣고 무시해온 여가부가 결국 외산 게임의 영향력에 무릎을 꿇는 모양새를 만들었다는 것에서는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 지속적인 인식 개선 노력 필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업계는 새롭게 제시된 정책 방향에 대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앞으로의 발전적인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산업은 폭력성, 과몰입 등 게임 역기능으로 인해 줄곧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다. 게임사들은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올바른 게임문화 육성, 게임 순기능 강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책임 경영 추진 등 지속적인 자정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백 번 잘해도 '게임은 나쁜 것'이란 낙인효과가 번번이 발목을 붙잡았다. 실제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총기 관련 사건이 발생하면 아무런 연관성이 증명되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게임 중독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여전히 '게임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셧다운제 폐지에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게임산업에 만연한 역차별과 편견을 해소하는 데 더욱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 게임산업 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게임 내 자녀보호 기능 시스템 등을 널리 알리고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 나가겠다"며 "문화와 산업 영역에서 게임을 바로 알리고 게임 인식 개선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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