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쿠팡 주가
대주주-일반 투자자 희비 극명...'윈-윈' 여지 남았을까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08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쿠팡의 1·2대 주주인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와 그린옥스캐피탈(그린옥스)가 잇달아 쿠팡 주식을 매각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이들이 쿠팡 주가가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이 때에 주식을 던진 이유는 무언지, 유통주식수 확대로 부담이 커진 일반 투자자를 보호할 방안은 있는지가 명확치 않아서일 것이다.


앞서 그린옥스는 보유 중인 쿠팡 주식을 지난달 13일과 이달 15일에 각각 5770만주, 150만주 매각했다. 해당일 쿠팡 종가를 기준으로 한 매각대금은 총 19억9860만달러(2조3000억원)다. SVF 역시 지난 14일 쿠팡 주식 5700만주를 17억달러(2조원)에 팔았다.



그린옥스와 SVF는 이번 쿠팡 주식 매각으로 큰 재미를 봤다. 이들은 쿠팡이 상장하기 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는데 IPO 과정에서 해당 투자분이 주당 3~4달러 수준으로 전환됨에 따라 막대한 차익을 챙기게 된 것이다. 먼저 그린옥스는 보유 지분(16.2%) 중 21.1%만 매각했을 뿐인데도 실제 투자비(4억3000만달러)대비 360%나 큰 처분이익을 냈다. SVF역시 그린옥스와 비슷한 이유로 재미를 봤다. SVF는 2010년대 중반 두 차례에 걸쳐 쿠팡에 총 3억달러(3조4000억원)를 투자했고 이번에 보유 주식 중 10%를 매각해 투자 원금의 60%가량을 회수했다. 


이들이 차익실현에 성공함에 따라 쿠팡은 IPO(기업공개) 당시 목표한 것 중 적어도 절반은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장을 통해 수년 치 투자금을 확보했고 비상장사 시절부터 함께 해 온 파트너(투자자)들에게 만족스런 보상을 했다는 점에서다.


문제는 쿠팡 주가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상장의 과실(果實)이 김범석 쿠팡 의장이나 SVF 등 특정 주체에만 쏠리게 된단 것이다. 상장 이후 이 회사에 투자한 이들은 떨어지는 주가 탓에 이익실현이 어려워진 까닭이다.


지난 3월 35달러(공모가)로 시작한 쿠팡 주가는 이달 13일(30.52달러)을 기점으로 30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 24일에는 최저점인 28.31달러까지 떨어졌다. 쿠팡 주가는 단기에 반등할 여지 또한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락장 속에서 대주주 보유 물량이 쏟아져 나온 데다 ▲쿠팡의 이익구조가 좀처럼 정상화 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이 때문인지 시장 일각에선 "SVF와 그린옥스가 쿠팡 주식이 더 떨어지기 전에 '익절'했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녹록지 않은 상황인 건 맞지만 쿠팡은 향후 주가 반등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수위사업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된 배경엔 SVF 등 뿐 아니라 후기 투자자의 역할 또한 컸기 때문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지난 3월 상장할 당시 회사를 100년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높은 공모가로 대규모 투자재원을 마련했기에 할 수 있었던 말이다. 그리고 이를 실현케 해 준 주체가 바로 회사의 성장을 믿고 주식을 사들인 후기 투자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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