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한국토지신탁이 최근 감소세인 수익성을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전히 업계 최상위권 시장점유율을 자랑하지만 부동산신탁산업의 변화가 회사에 비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31일 한국토지신탁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조정하며 "수익성이 과거 대비 저하됐지만 시장 내 지위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며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국토지신탁의 지난해와 올해 3분기 누적 총자산순이익률(ROA)은 4.6%, 6.4%로 최근 5년 평균 9.2% 대비 떨어졌다. 2019년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장 신규 수주와 수수료수익이 감소하고 일부 사업장의 분양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부터 신탁계정대 자산건전성 분류기준 변경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이 증가해 수익성에 발목이 잡혔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향후 금리인상 및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준공 후 기간이 경과된 일부 지방 소재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장 위주로 대손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등급 책정 이유를 밝혔다.
부동산신탁산업의 구조가 바뀌며 시장 내 지위가 하락한 것은 달갑지 않은 변화다. 차입형토지신탁에 주력하는 한국토지신탁의 수수료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이 과거 15%를 상회했지만 최근 12% 내외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신탁은 도시정비사업을 포함한 차입형토지신탁과 리츠(REITs) 신규수주를 계속 확대해 점유율을 회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지주 계열 및 증권사 계열 부동산신탁사 증가로 과거 수준의 회복은 어렵다는 것이 나신평의 전망이다.
권 선임연구원은 "한국토지신탁의 영업기반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책임준공관리형토지신탁과 리츠 등 비차입형토지신탁 중심으로 부동산신탁업이 성장하면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며 "신탁사의 수도 증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점유율을 과거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토지신탁은 누적된 이익을 바탕으로 우수한 자본 완충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한국토지신탁의 부채비율은 65.6%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되는 등 차입금 부담이 완화됐다.
권 선임연구원은 "한국토지신탁은 이익누적을 바탕으로 산업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자본완충력을 갖고 있다"며 "상장사로서 공모시장을 통한 자금 확충이 가능하고 보수적인 리스크관리 정책 등으로 우수한 자본 완충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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