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트렌비가 올해 목표로 삼은 1조50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하기 위해 해외지사∙물류센터 확대를 통한 풀필먼트 시스템 확장과 메타버스 오픈런 등 신기술을 활용한 프로모션에 총력을 다한다. 후발주자이니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업계는 풀필먼트 시스템 확장이 오히려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시각을 견지 중이다. 

트렌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3200억원 수준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전년(1080억원) 대비 3배 가량 성장했다고 밝혔다. 

트렌비 관계자는 "병행수입보다 마진율이 뛰어나고 가품 위험이 적은 사업모델 구축에 집중해 왔다"며 "올해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더욱 확장하고 회사의 강점인 신기술을 활용한 전략을 통해 거래액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트렌비는 목표 거래액 달성을 위해 우선 해외지사가 직접 명품을 구매·검수하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통한 상품 확보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는 60~70%가량의 상품이 이 같은 방식으로 판매되고, 나머지 상품은 경쟁사와 같은 병행수입 방식을 차용한다. 이에 올해부터는 대부분의 상품을 풀필먼트 시스템으로 유통하기 위해 해외 백화점, 브랜드샵, 셀렉트샵 등과의 파트너십 계약을 늘리고, 세계 7개국에 운영하고 있는 해외 지사와 물류센터를 추가로 구축하는 데 힘쓸 방침이다.

신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우선 자체 개발한 최저가 AI 검색엔진인 '트렌봇'을 고도화해 최저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50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신기술 개발관리팀에 50명 가량의 인재를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메타버스, VR(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활용한 프로모션 강화에도 매진할 방침이다. 트렌비는 지난해 오프라인 오픈런(상품 구입을 위해 대기하다 영업시간이 되면 달려가는 현상)을 메타버스 환경으로 옮긴 '온라인 오픈런' 이벤트를 진행해 인기를 끈 만큼 올해도 메타버스 환경에서 진행되는 오픈런과 기획전, VR 기술을 활용해 상품에 대한 간접 경험을 주는 가상체험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외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특정 시간 VIP고객에게만 오픈하는 온라인 프라이빗 기획전도 준비 중이다. 트렌비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루이비통, 샤넬 등 하이엔드 브랜드 명품을 해당 프로모션에 내세울 예정이다.

다만 업계는 트렌비의 풀필먼트 시스템 확장이 오히려 적자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자체 시스템 구축에 따른 비용이 트렌비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만 봐도 트렌비는 2020년 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흑자(17억원)를 낸 경쟁사 머스트잇은 물론, 발란(64억원 적자)보다도 손실 규모가 컸다.

업계 관계자는 "풀필먼트 시스템이 병행수입 대비 상품 마진율은 높을 수 있으나 사업 환경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이 오히려 적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트렌비가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해 운전자금을 확보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트렌비는 지난달 2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3월 시리즈 C투자 라운드를 통해 220억원을 조달한지 10개월 만이다. 회사는 투자금을 신기술 고도화와 운전자금에 쓸 계획이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