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메디톡스가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휴젤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에 제소한 가운데, ITC의 조사착수 여부가 늦어도 이번 주(30일) 내 결정될 전망이다. ITC 절차는 접수된 제소장에 대한 위원회의 조사 개시 결정으로 시작되는데, 조사 개시 여부는 제소장 제출 후 3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달 30일(미국 현지 시간) 휴젤, 휴젤 아메리카 및 크로마 파마(이하 휴젤)가 메디톡스의 균주 및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ITC에 제소했다. 당시 메디톡스는 소장에서 '휴젤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개발 및 생산했으며, 해당 불법 의약품을 미국에 수출하려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ITC가 휴젤의 불법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개시해야 하며 해당 보툴리눔 톡신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명령도 내려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미 미국으로 수입된 휴젤 제품에 대해서도 판매금지 명령, 마케팅 및 광고의 중지 등을 강력히 요청했다.

제소장 제출 후 이미 양사는 한 차례씩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ITC 조사 착수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휴젤은 의견서에서 "이미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결론 난 보툴리눔 균주 정보와 관련해 메디톡스의 선제적 의혹에 근거한 조사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점도 강조하며 조사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 역시 휴젤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답변서를 ITC에 제출했다. 

업계는 ITC가 조사착수 결정을 29일(한국시간 30일 새벽)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상위제약사에 근무하고 있는 한 법무팀 관계자는 "휴젤에 대한 ITC 조사착수는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라면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의 ITC 소송에서 경험했듯이 결국 양사의 자료 제출을 통해 균주 염기서열 등을 분석하는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ITC가 조사착수 결정을 내리게 되면 메디톡스와 휴젤간의 소송 결과는 늦어도 내년 안에 나올 전망이다. ITC는 조사 개시 통지 이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조사를 마무리하고 판정을 내리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속한 판정을 위해 행정판사는 조사 개시 후 45일 이내에 조사 완료 목표일을 정해야 한다.

또 다른 제약사 법무팀 관계자는 "통상 ITC 소송 개시 후 약 7~9개월 정도면 구두심리가 열리고, 12~14개월 정도면 1차 결론인 ITC 행정판사의 예비 판정이 내려진다. 16~18개월이면 사건의 최종 결론인 ITC 위원회의 최종 판정도 나온다"며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의 ITC 소송 역시 2019년 3월 조사 착수 이후 2020년 7월 예비판결이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