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인천 송도의 유명 회원제 18홀 골프장 '잭니클라우스GC'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골프장은 현재 포스코건설이 지분을 보유한 유한회사의 소유로 다른 포스코그룹 계열사와 조건부 매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하지만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인수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는 딜로이트안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잭니클라우스GC를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예비입찰을 통해 다수의 대기업으로부터 입찰 의향을 확인했고 다음 달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잭니클라우스GC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에 있는 골프장으로 유명 골프선수 '잭 니클라우스'의 이름을 딴 국내 유일의 골프장이다. 2010년 문을 열었고 2017년부터 한국남자프로골프(KPGA)의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국내 3대 명문 골프장이란 명성에도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내 골프장의 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을 내놓은 NSIC는 2002년 3월 미국계 시행사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7 대 3 비율로 합작해 설립한 법인이다. 두 회사는 송도 국제신도시 부지에 국제업무지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했지만 2015년 스탠리 게일 세일인터내셔널 회장의 미국 내 세금 책임문제와 경영권 분쟁을 이유로 갈라섰다. 홍콩의 투자회사 ACPG K-Land(45.6%), 트로이카인베스트먼트(25.4%) 등이 게일인터내셔널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지분구조를 형성하게 됐다.

회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자본총계는 지난해 기준 -756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주 갈등으로 인해 적자에 시달렸지만 투자자가 게일인터내셜에서 홍콩계 투자사로 교체된 뒤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21억원에서 1460억원으로 42.96% 증가했다. 송도 국제신도시 내 분양매출 증가로 실적이 개선되는 중이다.

이번 매각은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한다. 포스코그룹은 조건부 매매 계약을 먼저 체결했지만 본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후보가 등장하면 같은 조건으로 골프장을 인수하거나 인수 의사를 포기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이 30% 가까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포스코그룹이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그룹 차원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자산을 처분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운영자금 확보하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한다. 기대 이하의 매각가로 유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골프장 매각을 통해 계열 회사를 지원하는 동시에 송도 국제도시 개발 추진으로 인한 추가 매출을 기대하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회사는 지분만 보유하고 있을 뿐 매각 의도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