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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우회상장 창구 변질 막아야"
강동원 기자
2022.08.29 08:01:13
③공모가 대비 주가 낮은 스팩상장기업 속출…합병 경쟁에 기업 눈치 '급급'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6일 15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거래소 전경

[팍스넷뉴스 강동원 기자] 호황기를 맞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합병 대상을 찾기 위한 스팩 간 경쟁이 심화하다 보니 자칫 사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의 우회상장 통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코스닥 입성에 성공한 스팩은 22개로 지난해 전체규모(24개)에 육박한다. 상장예비심사(예심) 청구서를 제출한 스팩은 6개, 상장 일정을 준비하는 10개다. 이들이 연내 상장을 마친다면 지난 2015년(45개) 이후 최대 건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팩은 인수·합병(M&A)을 위해 설립한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기업공개(IPO)와 비교해 간소한 절차, 적은 변수 등 장점이 부각되면서 스팩 합병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 증권사들도 인수·합병 자문 수수료를 비롯해 전환사채(CB) 등 다양한 수익을 거둘 수 있어 관심 두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스팩이 부실기업의 우회상장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량 기업이 여전히 IPO를 선호하는 데다 시장 내 인지도가 낮거나 비인기 업종에 속한 기업이 스팩 합병을 택하는 현상이 강해져서다. 스팩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증권사도 유망 기업 물색 대신, 이들 입맛에 맞는 조건을 제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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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019~2020년 스팩합병에 성공한 24개 기업 중 수익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한 기업은 67%(16개)에 달한다. 이 중 알로이스, 예선테크, 소프트캠프, 와이즈버즈, 더블유에스아이, 엠에프엠코리아, TS트릴리온 등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2000원) 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가 '기업 모시기'에 나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각 사 사업보고서, 투자설명서)

스팩 합병 철회 사유가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되지 않는 점도 우려 요소다. 일례로 하나금융14호스팩은 지난 11일 섬유향수 제조업체 트랜드아이와의 합병을 철회했다. 4월 하이제5호스팩도 드림인사이트과의 합병이 무산됐다. 이들은 한국거래소의 합병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내부 문제를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외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일반 IPO와 달리 기업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한적인 셈이다. 향후 트랜드아이와 드림인사이트는 별도 절차 없이 다른 스팩을 물색, 합병을 시도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합병을 철회했다가 오는 스팩 합병을 통해 11월 코스닥 입성을 재추진하는 신스틸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스팩이 제 기능을 발휘한 때도 있다. 대표 사례로는 NH투자증권의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8호'와 RFHIC의 합병 사례가 꼽힌다. RFHIC는 무선통신장비·화합물 반도체 제조 업체로 지난 2017년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8호와 합병 후 증시에 입성했다.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2000억원에 불과했으나 실적 목표치를 충족하며 현재 몸값을 7000억원 수준대로 끌어올렸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팩 시장에 관심이 늘며 스팩 상장, 합병 기업 물색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며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관리·감독 소홀로 부실기업이 상장할 수 있는 점은 우려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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