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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잔치 끝' 데스밸리 더 깊어진다
최양해 기자
2022.09.27 08:20:24
② 중후기기업 신규 투자 유치 난항…곳곳서 자금경색 속출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6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내년도 모태펀드 출자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3년 만에 1조원을 밑돈 올해 예산보다도 25%가량 적은 금액을 편성했다. 그간 모태펀드 중심으로 성장해온 벤처투자 생태계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에서다. 정권을 막론하고 벤처투자 활성화에 힘써온 과거 행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전례없는 예산 감축, 이 결정이 불러올 후폭풍을 예상해본다. [편집자주]

[팍스넷뉴스 최양해 기자] '돈잔치는 끝났다'. 내년도 모태펀드 예산안을 본 모험자본 업계의 반응이다. 정책자금을 주축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벤처캐피탈과 이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스타트업 모두 긴축 재정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26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커머스 기업 A사는 최근 투자 전 기업가치 1700억원에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당초 제시한 기업가치가 300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의 몸값밖에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비슷한 시기 펀딩(자금 모집)에 나선 B사도 냉담한 반응에 직면했다. 패션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투자 전 기업가치로 4000억원을 희망했다. 직전 투자 대비 두 배 오른 수준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터무니없이 높은 가치"라는 평가를 받고 전략을 수정했다. 현재는 기업가치를 크게 낮춰 자금 조달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벤처투자도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기업의 성장 잠재력만으로는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 문턱을 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내년 정책자금 예산이 대폭 감축된 여파가 겹쳤다. 공격적인 투자보단 매출 기반이 안정돼 '숫자가 나오는 기업'에 투자하는 성향이 짙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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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품 주의보' 초기기업에 쏠리는 투심


정책자금 예산 감축으로 인한 후폭풍은 창업 3~7년차 기업부터 덮칠 전망이다. 이른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지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다. 투자자들은 이 회사들의 기업가치에 거품이 끼었다고 말하고, 창업자들은 적정 가치라고 맞받는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충분히 용납되던 몸값을 두고 온도 차가 뚜렷해졌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모태 출자펀드는 올 상반기 1조6866억원을 투자했다. 초기기업에 5632억원(33.4%), 중기기업에 7431억원(44.1%), 후기기업에 3803억원(22.5%)을 투자했다. 여기서 초기기업은 창업 3년 이내, 중기기업은 창업 3년 초과 7년 이내, 후기기업은 창업 7년 초과 기업을 뜻한다.



특징적인 건 작년 상반기에 비해 초기기업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비중으로는 약 9% 포인트, 금액으로는 1500억원가량 증가했다. 반대로 중·후기기업 투자금액은 모두 줄었다. 투자기업수도 초기기업은 늘고, 중·후기기업은 감소했다. 다소 상반된 분위기다.


최근 생존위기에 몰린 중·후기기업들이 쏟아져 나온 것도 이를 방증한다. 오늘식탁(오늘회), 메쉬코리아(부릉), 왓챠 등이 권고사직이나 생존형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벤처캐피탈들의 초기기업 투자 선호가 한층 강화된 시점이 4월 전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데스밸리를 건너는 중·후기기업들의 자금경색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 매출 없는 바이오부터 자금줄 마른다


업종별로는 바이오 부문 투자 위축이 예상된다. 매출, 영업이익 등 가시적인 지표가 중요해진 상황 때문이다. 특히 펀딩 의존도가 높은 신약개발업체의 경우 디지털 헬스케어를 비롯한 다른 업종보다도 생존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투자 위축 조짐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모태 출자펀드가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업종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다. 전체 투자금액의 3분의 1을 ICT서비스 분야에 쐈다. 그 뒤를 바이오(19.2%)와 유통서비스(17%)가 이었다. 최근 몇 년간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온 바이오 업종의 투자 비중은 1년 새 5% 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최근 진행 중인 5000억원 규모의 대형 바이오펀드 출자사업도 흥행에 실패했다. 민간자금 모집이 어려워진 시장 상황과 얼어붙은 바이오 투자 심리가 맞물린 영향이다. 주관 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사전간담회까지 열어 대형 벤처캐피탈들의 참여를 독려했지만, 마음을 사로잡기는 어려웠다. 해당 출자사업은 경쟁률 1대 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신규 바이오 투자는 지양하되, 투자할 경우 신약개발 대신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나 창업 초기기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서 투자한 바이오벤처에는 자금이 마르지 않을 정도의 후행투자만 단행할 정도로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 회수 시장도 '꽁꽁' 선순환 구조 붕괴


침체된 회수 시장도 스타트업들의 데스밸리를 더욱 깊게 만들 만한 요소다. 한때 '천스닥(1000+코스닥)' 시대를 열었던 코스닥 지수는 9월 현재 700포인트대로 내려앉았고, 공모주 열풍이 불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장을 철회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왔다. 올 상반기에만 벌써 5곳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등이다. 이밖에 이뮨메드, 애니메디솔루션, 메를로랩 등 심사 과정에서 철회를 결정한 기업도 10여곳이 넘는다.


IPO를 강행하더라도 공모가를 낮추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쏘카, 노을, 공구우먼, 에이프릴바이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등이 희망밴드 하단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이렇게 몸값을 낮췄음에도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낮게 형성되는 곳도 있을 정도로 증시 침체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책자금 예산 축소 결정이 펀딩-투자-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붕괴를 가속화할까 우려스럽다"며 "정부가 모태펀드 회수재원을 활용해 실질적인 출자예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근 회수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현실성은 떨어져 보인다"고 진단했다.


자료=네이버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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