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주주, 주총 외면…오너만 '수혜'
사실상 특관계자 지분만으로 보수한도 승인 가결
제공=대한항공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소액주주 다수가 주주총회를 외면한 덕을 톡톡히 볼 전망이다. 급여 한도액을 80% 가까이 늘리는 안건에 대해 일부 주주들이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음에도 사실상 오너측 지분만으로 원안 가결을 강행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22일 진행된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감사 및 영업보고 ▲이사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안건별로 보면 전기통신사업(기내 와이파이설치) 추가를 담은 정관변경의 경우 찬성표가 99.8%에 달했고 재무제표 승인(94.8%), 이사선임(86.8~99.7%)안 역시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건 이사보수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은 찬성표가 59.8%에 불과했단 점이 꼽히고 있다. 지배주주 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 지급, 독립적인 보수 심의 기구 부재 등에 일반 주주들이 반발한 결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시장은 소액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석률이 저조했던 결과 조 회장이 이득을 보게 됐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대한항공의 발행주식 총 수는 3억6933만주인 반면 주주총회 출석 주식은 2억7053만주로 56.2%에 그쳤다. 한진칼을 비롯한 한진그룹 특수관계자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발행주식의 72.98를 소유한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 다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대한항공에 대한 실질지배력이 27%에 불과한 한진그룹 특수관계자의 이날 주주총회 의결권 지분은 46.6%에 이르렀다. 출석 주식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 안건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건을 오너일가의 입맛대로 처리할 수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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