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바이오 대전
현대바이오랜드, 바이오메디컬 방점 왜
현대百 지배구조 개편으로 새 주인 찾아야 할 상황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17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현대바이오랜드)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바이오랜드가 새로운 캐시카우로 임플란트 등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점찍었다. 최근 줄기세포치료제 판매를 근거로 업계에서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던 것과 반대된 행보다. 시장은 현대바이오랜드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임에 따라 실적 개선 등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최근 발목관절치료제인 '카티스템'을 앞세워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카티스템은 줄기세포 전문업체 메디포스트가 개발한 치료제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앞서 메디포스트와 해당 치료제의 국내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 발목관절적응증 임상3상 시험에서 통계적 유의성 확인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 줄기세포치료제 판매사업을 통해 향후 기존 주력인 천연화장품소재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대바이오랜드는 카티스템 판매를 발판삼아 신약 개발에는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티스템 판매는 자사(현대바이오랜드)가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하기 전(2020년)인 2018년 체결한 계약 때문"이라며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여러 제반사항을 고려해봤을 때 자사가 지향하는 방향과 맞지 않기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의료 소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바이오랜드의 이 같은 입장은 임플란트 등과 같은 소재 개발을 통해 의료용품 및 기기 분야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이 회사는 현재 의약품 원료와 의료기기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다. 지난 4월 치과용 콜라겐 멤브레인 제품인 '오스가이드'의 유럽 의료기기 규정 'CE MDR'을 진행해 최고 등급을 인증받은 것도 경쟁력 제고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선 회사 관계자도 "바이오메디컬 분야를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발돋음 시켜 실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보단 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등 협업을 중심으로 한 역량 제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장은 현대바이오랜드가 기존 주력인 화장품원료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아닌 바이오메디컬에 점찍게 된 것이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현대퓨처넷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명시한 까닭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거쳐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2년 내 현대홈쇼핑 주식을 추가 취득해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킬 계획이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홈쇼핑→현대퓨처넷→현대바이오랜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증손회사를 두기 위해서는 손자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데,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손자회사인 현대퓨처넷이 보유한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은 3월말 기준 35%에 불과하다. 현대퓨처넷의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앞서 매각한 현대에이치씨엔 대금까지 6100억원에 달하고,  이 회사가 2일 종가기준(1만340원)으로 현대바이오랜드 주식 전량(975만주)을 사들이는데 1000억원여가 필요한 만큼 지분 매집 자체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

다만 현대바이오랜드가 현대백화점그룹의 품에 안긴 지난 3년(2020~2022년) 간 매출(889억→1028억→991억)은 물론, 영업이익(-88억원→106억원→90억원)도 들쭉날쭉 한 데다 현대백화점의 화장품 사업이 순조롭지 않은 상태다 보니 지배구조 개편에 맞춰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 특성상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지속돼야하는 점도 그룹 차원에서 현대바이오랜드의 위치를 고민했을 법한 부분"이라며 "매각을 결정한 게 아니지만 현대바이오랜드의 바이오사업 역량강화가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안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손자회사의 국내계열회사 주식소유 제한에 따라 지분을 정리하겠다는 것일 뿐 매각과는 관계 없다"면서도 "지주사 전환에 따른 요건을 충족한다는 전제하에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배구조를 '교통정리'하겠단 얘기지만,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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