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센도, '한컴' 투자 6년...아쉬운 성적표
2017년 500억 CB 투자해 총 600억 회수...주가 부진 탓 시세차익 못 거둬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6일 14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가 6년전 한글과컴퓨터(한컴)에 투자한 전환사채(CB)를 모두 상환받으며 투자회수(엑시트)를 마무리 했다. 당초 보통주 전환을 통한 시세차익을 기대했으나, 주가 부진이 길어지면서 약 100억원의 수익을 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최근 지난 2017년 발행한 CB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은 물량 전부를 상환했다. 상환 대상은 크레센도가 보유한 152만7026주로 총 225억원 규모다. 크레센도는 한컴으로부터 남은 자금을 돌려받으며 투자금을 전액 회수했다.


크레센도가 한컴에 투자한 것은 지난 2017년이다. 당시 한컴이 발행한 600억원규모의 6년 만기 CB를 인수했다. 크레센도와 린드먼아시아(린드먼)가 각각 500억원, 100억원을 투입하는 구조였다. 투자비히클로는 창립 직후 조성한 74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가 활용됐다.


먼저 엑시트(투자회수)에 나선 것은 린드먼이다. 린드먼은 지난 2019년 지분 일부를 보통주로 전환한 이후 수차례에 걸쳐 보통주 전환과 장내매도를 반복했다. 지난 2021년에는 한컴이 콜옵션을 행사하며 린드먼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을 모두 회수했다.


크레센도는 2019년 보유한 CB 337만8378주 중 135만8108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이듬해부터 자금회수를 시작했다. 전환한 물량 중 92만4324주를 주당 1만6550원에 한컴위드로 넘긴 것이 신호탄이 됐다.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던 2021년 11월 남은 보통주 전량(43만3784주)을 장내매도하며 약 130억원을 회수했다.


한글과컴퓨터 사옥. (제공=한글과컴퓨터)

2차 전환청구는 지난 3월 이뤄졌다. CB 202만270주 중 40만5404주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4개월 뒤인 7월에는 이를 전액 장내매도하며 약 63억원을 챙겼다.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지난달 30일 CB 만기가 도래했다. 남은 물량은 보통주 전환 없이 전량 상환됐다.


크레센도가 회수한 총 금액은 CB 이자를 포함해 약 600억원으로 추정된다. 투자 당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을 모두 1.5%로 설정해 이자가 높지 않았다. 투자원금 대비로는 약 20%의 총수익률이다. 6년을 기다린 결과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수치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상환 시점까지 한컴 주가가 지지부진하며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유인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크레센도 입장에서는 주가가 높았던 2021년 엑시트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센도는 지난 2012년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의 스폰서십으로 설립된 PEF다. 중점 투자 대상은 국내 중견기업이다. 대표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HPSP, 한미반도체, 아이텍스트 등이 있다. 지난해에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기업 메디포스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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