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카카오페이손보, 악사손보 인수 무산…왜?
악사손보, 1인당 순이익 업계 평균 이하…인수가 이견 걸림돌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1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손보가 공동으로 추진했던 악사손해보험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손보의 협력은 양측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악사손보에 대한 기업가치와 수익성 평가 등에서 큰 이견을 보여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보의 임직원 1인당 순이익이 업계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면서 매력도를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악사손보의 저조한 1인당 순이익이 인수금액 상향에 걸림돌로 작용했고, 결국 가격협상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악사손보에 재직중인 임직원은 모두 1751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보사 31곳 가운데 7번째로 임직원 수가 많다. 반면 악사손보의 순이익은 104억원으로 15위에 그친다. 순이익을 임직원 수로 나눈 1인당 순이익은 600만원 남짓으로 20위에 불과하다. 손보사 31곳의 1인당 순이익 평균은 5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악사손보는 업계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현재 인수합병(M&A)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손보사는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등이 있다. MG손보의 1인당 순이익은 1700만원으로 악사손보의 2배를 훌쩍 넘는다. 롯데손보의 경우 1인당 순이익이 6100만원으로 업계 평균을 웃돈다. 시장에서는 MG손보의 적정 가치를 2000억~3000억원 정도, 롯데손보의 몸값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교보생명 측은 악사손보의 적정 가치로 3500억원 가량을, 매각 측에서는 최대 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1500억원까지 벌어졌던 양측 가격 차이는 500억원 수준으로 좁혀지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끝내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교보생명-카카오페이손보 연합과 악사손보 양측 모두 의견을 굽히지 않은 탓에 결실을 맺지는 못한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1인당 순이익 외에도 자산규모, K-ICS 비율,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겠지만 원매자 입장에서는 대체 매물이 존재하는 만큼 굳이 생산성이 낮을 곳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손보의 협력은 긴 업력을 지닌 대형 보험사와 플랫폼 기업을 등에 업은 신생 디지털보험사가 힘을 합친다는 측면에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교보생명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교보생명 외에 교보증권,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자산신탁 등 계열사들이 그룹집단에 속해있다. 여기에 손보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에 걸맞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디지털손보사로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했다. 기존 틀을 깨고 국내 최대 플랫폼인 카카오와 협력해 국내 보험업계를 뒤흔들 수 있는 '메기'가 될 것으로 기대받기도 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인수합병, 전략적 협력 등을 통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손보사업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교보생명과 몸집을 키워 성과를 내야하는 카카오페이손보 모두 손보사 인수합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손보 양측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며 손보사 공동인수를 위한 연합전선이 형성됐다.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손보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악사손보 지분 100%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는 프랑스 악사그룹의 한국법인으로 지분은 모회사인 악사그룹이 들고 있다. 


손보사 공동인수설이 나돌던 당시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손보는 모두 "사실 무근" 혹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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