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네버슬립]
규제 강화 앞두고 엔비디아 칩 사재기하는 중국
2024년까지 AI 반도체 50억 달러어치 구매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비디아 로고


[딜사이트 우세현 기자] 일단 풀매수 땡겨!


바이두,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GPU 수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생각이라 수차례 밝혔기 때문인데요. 마음이 급해진 걸까요?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중국 빅테크들은 규제안 강화 전 물량을 확보해놓기 위해 엔비디아 반도체를 50억 달러어치 주문했습니다. 올해 안으로 10억 달러어치의 물량을 인도받고, 2024년까지 나머지 40억 달러에 해당하는 물량을 차차 들여올 예정이에요.


현재 미국에서 중국에 대한 고성능 AI 반도체 수출은 이미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최고 사양 제품인 H100, A100 등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구할 수 없죠. 하지만 엔비디아에게 있어서도 중국은 주요한 매출처입니다. 정부가 고성능 칩의 판매를 중단하라 명령했다고 해서 거래를 완전히 끊어버리면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이에 이 기업은 각각 H100과 A100의 하위 호환 버전 반도체인 H800과 A800을 만들어 중국 기업들에게 판매해왔습니다. 규제안을 우회한 것이죠.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미국 정부가 저성능 칩에 대해서도 수출이 불가능하게끔 규제 범위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기업들이 사재기에 나선 것입니다.


엔비디아 없으면 AI도 없다


중국 기업들이 이토록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 기업의 GPU 없이는 AI 기술을 사용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에요. 데이터센터 GPU는 AI 가동을 위해 필수적인 부품인데요. 엔비디아는 이 시장을 80~90%가량 점유하고 있어요. 익명의 바이두 관계자는 "엔비디아 반도체 없이 우리는 그 어떤 대형언어모델에 대한 훈련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엔비디아 반도체에 대한 통제는 곧 AI에 대한 통제입니다.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중국 빅테크들은 자연스럽게 AI 경쟁에서 도태될 거예요. AI 기술이 지닌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생각하면 결코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이죠.


매출 50억 달러 늘었는데 주가는?


9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4.72% 하락한 425.54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올해 들어 200%가량 치솟은 주가가 최근 나스닥 하락세와 함께 일정 부분 조정 받는 모습인데요. 중국의 대량 주문 소식이 전해진 시점이 장 마감 이후였던 만큼 이것이 추후 주가에 미칠 영향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머니네버슬립 2,023건의 기사 전체보기